경제·금융

삼성경제硏 “정부 위기대응 미봉책 일관”

우리나라는 경제위기 때마다 극복하지만 일시적인 미봉이나 강압적으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비슷한 위기가 확대재생산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4일 `한국경제의 위기극복 과정과 교훈`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번 물류대란에서 보듯 수십 년간 방치한 문제가 한꺼번에 폭발,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과거모순의 누적으로 닥친 위기인 만큼 이번 기회에 관련시스템을 정비, 경쟁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외환위기를 촉발시켰던 불안요인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최근 하이닉스, 카드채 등 새로운 부실이 추가되고 있으며 노사ㆍ공공부문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난국을 돌파하려는 경제주체들의 결집력은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까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유인체제가 왜곡돼 새로운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그 예로 지난 71년 사채파동은 기업체질 강화에는 기여했지만 관치금융과 정부주도 부실정리에 따른 도덕적 해이를 가져왔으며 1ㆍ2차 오일쇼크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다(多)소비형 구조는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도 단기간에 구조조정 성과를 거치면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대폭 수용했지만 정부의 개입이 강화되고 부실처리가 지연되면서 은행에 대한 민영화 추진력은 약화된 반면 은행장 선임을 둘러싼 관치논란은 재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경제위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중첩된 경제불안 요인들이 복합위기로 발전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당장의 현안들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하는 동시에 동북아중심, 행정수도 이전 등 새롭고 장기적인 시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영재 수석연구원은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는 점을 겸허하게 반성하는 한편 하이닉스, 조흥은행 등 남은 구조조정 과제를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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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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