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최종 관문’인 면접시험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업무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과 지원자의 인성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한 발 더 나가 ‘합리적인 사고와 논리’를 측정하는 자리로 바뀌고 있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한층 더 어려워진 면접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올 하반기 달라진 면접 트렌드를 살펴본다. ◇높아진 영어면접 비중=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 5월 대기업 134곳을 대상으로 영어면접 실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7.8%(64곳)가 영어면접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때부터 영어 회화력 평가 우수자에 대한 가점을 적용해온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부터 영어 말하기 등급을 응시자격에 추가하면서 자격기준 이상의 등급을 제출하면 면접에서 회화력 평가를 면제하는 등 영어 말하기 능력의 평가기준을 강화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대졸 사원 공채부터 지원자들이 성적표에 낸 성적 만큼 진짜 영어 실력이 있는지를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 면접시간도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짧게는 2~3시간에서 길게는 하루 종일 진행될 만큼 길어지고 두 종류 이상 면접을 치르는 ‘복합면접’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이 막연하게 ‘일 잘할 것 같은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기업의 가치와 문화를 분석해 그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벌이나 학점ㆍ외국어 점수보다 희망 직무에 어느 정도 적합한 인재인가를 평가하는데 무게를 두면서 직군별로 면접방식을 다르게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조직에 얼마 만큼 잘 융화될 수 있는가를 평가하기 위해 개인면접보다는 과제를 줘 팀별로 발표하게 하는 토론 면접이나 프레젠테이션 면접이 선호되는 추세다. 역량면접 강화도 달라진 면접 트렌드. 역량면접은 업무상 일어날 수 있는 가상상황에 대한 대응방법이나 과거의 업무 경험 등을 탐색해 지원자의 미래 성과를 예측ㆍ평가하는 면접 방식이다. ◇영어면접 전략= 달라진 면접 트렌드 중에서도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영어면접이다. 국내 기업의 영어면접이라면 입사 기업의 정보와 자신의 이력서를 정확히 파악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에 대한 정보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물이나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간략한 프로필을 만들어 간다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면접 시 얼마나 답변을 잘 하느냐가 취업의 당락을 결정짓는 관건인 만큼 모의질문을 만들어 충분히 연습해 둔다. 외국계 기업의 영어면접은 면접의 영향력이 더욱 크다. 외국계 면접의 주요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자기소개와 경력사항 등을 묻는 일반적인 질문, 사회ㆍ경제에 관한 일반상식, 지원 기업과 직무에 관련된 내용 등이다. 일반적인 지식 외에 지원자의 순발력ㆍ사고력을 묻는 질문도 적지 않으므로 주관을 갖고 당당하게 모든 질문에 답변할 수 있도록 한다. 외국인 면접관은 보통 지원자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지원자의 질문을 이해하는 정도와 표현력ㆍ발음 등 기본적인 영어 회화 능력을 평가한다. 내국인 면접관은 간단한 생활영어 능력을 평가하는 경향이 높다. 또 즉석에서 번역을 요청하거나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영어로 말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영어면접의 중요 평가사항은 질문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맞는 답변을 하는가, 업무에 대한 의욕정도, 창의성과 능동적인 자세를 갖고 있는가 등이다. 따라서 사전에 충분히 준비를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도 자국어로 하는 것과 영어로 답변하는 것에는 차이가 존재하며 너무 긴장할 경우 제대로 답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영어로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할 때는 정보를 주는 동시에 약간의 흥미 요소와 전달하려는 핵심 내용이 분명해야 한다. 중요 핵심 사항은 반복하여 강조하는 것도 좋다. 자신이 발표한 사실을 근거로 결론을 내리며 짧고 강한 어조를 사용하도록 한다. 전반적인 개요에 대해 미리 설명하고 핵심은 요약해 반복 강조하는 것이 좋다. 제스처와 목소리에도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영어면접을 통해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가’를 평가한다. 따라서 영어면접 때 너무 복잡하고 수준 높은 문장력을 구사하는 것보다는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 실력이 좋다고 해서 장황한 답변을 늘어 놓는 것은 금물이다. 면접관으로부터 받은 질문을 미처 이해하지 못했을 때는 자의적으로 해석해 답변하기보다 질문 내용을 확인하고 답변하는 것이 좋다. 일부 기업은 우리 말로 질문하고 영어로 답하게 한다. 이는 영어로 질문할 경우 관련 용어와 표현이 응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지원분야와 관련된 전문용어나 표현을 미리 숙지하는 것도 대비책 중 하나다. 또 ‘I think~’나 ‘I believe~’로 시작하는 대답은 피하는 게 좋다. 그 보다는 ‘according to~’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절한 수치를 언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영어면접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구직자가 상당히 많은데 면접 시 공통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을 잘 이해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소신있게 할 수 있다면 영어면접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