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주 '테마섹 악재'에 휘청

하나금융지주 7% 대 하락, 우리금융 3% 등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는 소식에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 등 은행 관련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물량부담 때문에 당분간 하나금융지주의 주가가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는 전날보다 7.31% 하락한 3만2,9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장중 한 때 9%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장 후반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하락폭이 다소 줄었다. 이날 하나금융지주의 주가 약세는 1대주주였던 테마섹이 블록딜(대량매매) 방식으로 보유지분 9.62%를 처분했다는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테마섹의 하나금융지주 지분 매각은 우리금융 등 다른 은행주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우리금융은 전날보다 3.00% 떨어진 1만4,550원에 장을 마쳤다. 우리금융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의 1대주주가 빠져나가면서 인수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때문이다. 또 기업은행이 2.67% 하락한 것을 비롯해 신한지주(-2.57%), KB금융(-1.32%), 외환은행(-0.76%) 등 다른 은행주들도 전반적인 약세를 기록했다. 이는 테마섹 지분 매수에 나선 외국인과 기관 등이 전체 은행업종 투자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은행관련 지분을 매각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지주의 주가흐름이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간 지분을 보유하는 테마섹과는 달리 이번에 물량을 받은 주주들의 경우 시세차익을 노리려는 성격이 짙어 언제든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테마섹의 물량을 일부 헤지펀드들도 받아간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가 오르면 언제든지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하나금융지주의 유통주식 물량이 늘어나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하나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 증자 등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이냐가 불확실한 만큼 주가 흐름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나금융지주의 주가가 싼 구간에 진입해 있고 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저가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로 경쟁사보다 20~40% 할인돼 있고 역사적 저점인 0.4배에 근접해 있다”며 “주가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만하다”고 분석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위험자산이 많지 않고 내년 이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현재 주가는 충분히 할인을 받고 있는 상태로 앞으로 합병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합병작업 차질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지만 매각작업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이날의 하락은 과도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혁재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내년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 하반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 실적이 확인 된 후 주가가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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