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결제혁명] 3-3. 유통 `결제`의 날개를 날다

신세계백화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도입해 현금에만 의존하던 유통업계 결제 시스템의 새 시대를 연 것이 1969년. 소비자들의 지갑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유통업계가 결제 시스템 변혁에 앞장선 것이다. 그리고 30여년이 지난 지금 국내 백화점의 전체 매출에서 현금결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일부 대형백화점에서 11%대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유통업계는 온라인 결제와 휴대폰 결제, 지문인식 결제 등 차세대 결제 시스템의 시험장 역할을 톡톡히 하며 소비자의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결제의 안전성도 개선시키고 있다. 또 최근 몇 년 새 온라인 결제에 기반을 둔 홈쇼핑업체들이 급성장하는 등 유통업의 흐름에도 일대 변화가 일고 있다. ◇온라인결제가 대세로 =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는 오프라인 영업을 주로 하고 있지만 식품 매장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몰에서의 온라인 결제는 무시할 수 없는 비중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 식품관을 운영중인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신용카드를 이용한 온라인 결제가 급증, 전체 결제금액 가운데 온라인 결제 비율이 무려 87%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근거리 지역에 대한 배송 수요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모든 매출이 온라인 결제를 통해 이뤄지는 신세계 닷컴 쇼핑몰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300%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카드 사용과 함께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결제의 정착은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있어서도 적잖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상품의 질이나 가격은 물론 결제에 따르는 부대 서비스가 구매 행위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결제에서는 사이버 머니가 적립되는지, 결제액에 따른 할인 쿠폰이 제공되는지 등의 여부가, 또 카드 결제에서는 얼마나 높은 할인율이 적용되는지 등이 소비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쇼핑ㆍ인터넷 몰 등 급성장 = 전자 결제의 확산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것은 인터넷몰ㆍ홈쇼핑 등 온라인 쇼핑몰이다. 매출 대비 카드결제율이 가장 높은 것도 바로 이 부문. 앞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전자상거래 규모는 전년대비 50% 가까이 늘어난 178조원에 달했으며 특히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거래액이 6조200억원으로 불과 1년 사이 80% 이상의 고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쇼핑몰의 결제 수단으로는 신용카드가 단연 우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중 신용카드 결제율은 73.6%로 전년동기대비 1%포인트 증가했다. 일부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카드 결제 비율이 90%를 넘어섰다. 선두업체인 LG이숍은 카드 결제율이 90%를 웃돌고 있으며, 한솔CS클럽의 경우 98년 72%에 그치던 신용카드 결제율이 올들어 93%까지 올라선 상태다. ◇모바일 결제ㆍ전자서명 급속 확산 = 백화점과 할인점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의 대형 유통업계에서 단연 주목을 받는 것은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서비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올 초 KTF와 계약을 맺고 일부 점포부터 휴대폰 결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비롯, 신세계와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도 올들어 이 시스템을 속속 구축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통상 슈퍼 매장에서만 시범 운용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의류와 가정용품, 식품 등 모든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세계 최초의 유통업체다. 한화유통도 최근 업계 처음으로 휴대폰과 신용카드 모두를 결제할 수 있는 `모네타 플러스 시스템`을 도입, 갤러리아 백화점과 한화스토아, 한화마트 전 점포에서 운영중이다. 일반 유통에서도 전자화폐 업체 비자캐시코리아가 모바일 결제 수단인 `비자캐시`를 통해 소액결제 상거래나 PC방, 자동판매기, 패스트푸드점 등 관련 시장별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새로운 결제시스템 보급에 나서고 있다. 전자서명도 또 다른 결제제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신용카드로 계산시 출력 영수증에 개인서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전자패드에 전자펜으로 서명하는 방법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계산 시간이 단축되는데다 남에게 서명을 노출시킬 우려가 없고 업체 입장에서도 영수증을 출력하는데 따른 업무 단축과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 이마트에 이어 롯데마트가 오는 9월1일부터 시행에 돌입할 예정. 특히 고객 수와 고객 1인당 계산 품목이 많아 결제 대기시간이 큰 불편요인으로 꼽혀 온 할인점에서는 이 같은 첨단 결제시스템의 도입이 매장내 혼잡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