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앙코르-경주 엑스포' 동네잔치로 끝나나
시엠리아프=iciici@sed.co.kr
김미희 기자
지난 11일 오후2시께 '앙코르-경주 세계문화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적지 일대의 엑스포 행사장. 사원마다 외국인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엑스포 현장에는 현지인 몇몇이 눈에 띌 뿐 한산한 분위기다. 엑스포 행사장이 마련된 시엠리아프 지역에는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ㆍ표지판 등이 듬성듬성 걸려 있어 현지인조차 엑스포 행사를 제대로 알지 못할 정도다. 이곳에서 '툭툭(삼륜차)' 기사로 일하는 모엔(30)씨는 "엑스포가 뭐냐"는 반응을 보였다.
경상북도가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로 캄보디아 정부와 함께 개최한 '앙코르-경주 세계문화엑스포'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가운데 '동네 잔치'로 끝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앙코르-경주 세계문화엑스포 공동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한 이번 행사는 20일째인 12일까지 10만명을 돌파한 관람객 중 캄보디아인(9만7,271명)과 한국인 관광객(2,330명)을 제외한 순수 외국인 관광객은 595명(0.6%)에 그쳤다. 연간 100만여명의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유적지에서 유독 엑스포 행사장에만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지 않는 것은 입장료가 비싼데다 교통도 불편하기 때문. 외국인 관광객이 엑스포를 관람하려면 앙코르와트 사원 입장료와 동일한 20달러(1인)를 내야 한다. 그러나 1,000여개가 넘는 사원을 둘러보기도 빠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비싼 입장료를 내고 엑스포를 보러 오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관광객이 자주 찾는 앙코르와트 사원에서 엑스포까지는 3㎞나 떨어져 있는데도 무료 셔틀버스조차 다니지 않는다.
경상북도가 내년 9월에 열리는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07'과 '2007년 경북 방문의 해'를 앞두고 40억원이나 들여 야심차게 준비한 '세계인의 잔치'가 돈은 돈대로 쓰면서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이에 대해 엑스포 조직위원회 한국측 관계자는 "이번 엑스포를 통해 한국이 얻는 경제효과가 어느 정도냐"는 기자의 질문에 "문화교류는 금전적 이해득실로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고만 답했다. 앙코르-경주 엑스포는 내년 1월9일이면 끝난다.
입력시간 : 2006/12/17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