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건축시장 업계 '자율조정' 바람

재건축시장 업계 '자율조정' 바람대규모 이주비소요 수익성악화 대처 서울시내 재건축시장에 「자율조정」 바람이 불고있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수주에 참여했던 일부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이 잇따라 수주 포기를 선언하고 있어 올상반기까지만 해도 극에 달했던 출혈경쟁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잇따른 사업포기=삼성물산 주택부문은 오는 31일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인 서울 강동구 암사동 강동시영1차아파트 시공사 입찰참여 포기를 알리는 공문을 최근 이 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측에 보냈다. 삼성측이 사업을 포기한 것은 이미 개포주공2단지 시공권을 따낸데다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입찰에 참여한 상태에서 강동시영1차 수주에까지 참여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 때문. 삼성 관계자는 『한꺼번에 대규모 재건축사업을 무더기로 수주할 경우 자칫 과도한 이주비 지급으로 리스크가 높아질 수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강동시영1차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은 현대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과 롯데건설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27일 시공사 선정을 앞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사업 역시 현대건설이 입찰참여 포기를 선언한 상태. 이때문에 당초 현대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던 대림산업과 대우건설도 잇따라 참여의사를 철회, 결국 삼성물산주택부문·현대산업개발·LG건설 3사로 구성된 단일 컨소시엄만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 ◇왜 자율조정인가=연초까지만 해도 과열양상을 보이던 재건축수주시장이 이처럼 급속히 식은 것은 업체들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출혈경쟁으로 조합원에게 지급할 이주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 실제로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강남구 개포주공2단지의 경우 이주비가 2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은 이주비만도 수천억원에 달해 자칫 업체들의 자금사정을 압박할 수 있다』며 『최근 사업포기 움직임은 재건축 시장이 무리한 수주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재편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형주택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 이중근(李重根)회장의 발언도 업계의 이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李회장은 『대규모 이주비 선투자는 주택업체의 자금난을 가중시킬뿐 아니라 결국 수요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며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회원사들이 적정수준에서 수주를 할 수 있또록 협회 차원의 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같은 자율조정이 자칫 업계의 담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A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업계의 자율조정은 결국 담합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는 좀더 나은 품질의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자들의 선택폭을 제한하게 된다』고 밝혔다. 정두환기자DHCHUNG@SED.CO.KR 입력시간 2000/08/22 18:4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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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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