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경쟁적으로 늘린 중소기업 대출이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정해왕 금융연구원장은 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금융공학연구센터 주최로 열린 21세기금융비전포럼(의장 이규성)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43.4%에 이르는 신용카드사의 실질 연체율과 최근 급증한 중소기업 대출이 앞으로 금융시장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금융시장 불안정성의 근본 원인은 미완의 구조조정과 과거 금융관행의 지속 때문”이라며 “비은행 부문의 추가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금융관행도 실질적인 운영면에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경쟁력은 개선 추세에 있지만 아직 취약하다”며 “양적인 측면에서는 상대적인 우위를 보이지만 기업의 재무건전성 및 주주책임, 국내외 자본시장 접근 규제, 금융규제의 적정성, 금융기관 투명성 및 서비스 다양성 등 질적 측면에서는 크게 뒤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금융경쟁력이 부족한 금융안정성은 발전의 운동력을 상실한 엔진에 불과하다”며 “금융 안전성 바탕 위에 금융경쟁력을 향상시켜야 장기적인 금융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