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美-EU DDA협상 진전땐 한미FTA 새국면

DDA협상 따라 TPA시한도 연장 가능성 커<br>김병준 정책기획위원장 대통령 특사로 참석<br>한미 통상회담서 핵심쟁점 조율할지도 주목

전세계 각 분야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참석하는 세계경제포럼 주최 다보스포럼 개막을 앞두고 22일(현지시간) 행사요원들이 WEF 로고를 회의장에 걸고 있다.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우리나라에서 김현종(왼쪽) 통상교섭본부장과 김병준(오른쪽)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등이 참석, 수전 슈워브 USTR 대표 등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연합뉴스

24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총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보스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간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돌파구가 생기면 한미 FTA 협상에 새 시한이 부여되며 협상이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별도로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병준 정책기획위원장이 대통령 특사로 다보스에 파견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예정된 한미 통상장관회담 등을 통해 한미 FTA 협상 진전을 어떻게 이끌어낼 지도 관심이다. ◇청와대, 협상 개입 본격화하나=대통령 특사로 다보스에 파견된 김병준 정책기획위원장은 지난해 5월까지 2년 동안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다 교육부총리로 기용될 만큼 노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하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미 FTA에 관한 한 청와대에서 정문수 전 대통령 경제보좌관과 함께 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 한ㆍ중ㆍ일 협력 분야의 토론자로 참석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대통령 특사라는 점에서 그의 다보스행을 예사롭게 볼 수만은 없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슈워브 USTR 대표와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 등과 예정대로 양자회담을 갖게 되면 김 위원장이 동석하도록 하거나 관련 내용을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본부장은 한미 FTA 협상쟁점에 대한 한미간 ‘딜(deal)’을 위해 김 위원장을 노 대통령과의 통로로 활용, 관계부처의 의견조정을 끌어낼 생각이다. 오는 2월 7차 협상을 앞두고 각 부처는 협상 타결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는데 외교통상부를 축으로 재정경제부ㆍ산업자원부ㆍ정보통신부ㆍ농림부ㆍ해양수산부 등의 시각차가 큰 편이다. 외교통상부 핵심관계자는 “현재 협상 타결의 최대 걸림돌은 미국이 아니라 정부부처간 의견차”라며 “민간 출신인 김 본부장은 김 위원장을 지렛대로 대통령을 설득해 국내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민간 출신인 김 위원장도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김 본부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협상 새 국면 맞을 수도=청와대와 외교통상부가 한미 FTA 협상 타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다보스포럼은 한미 FTA에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제공할 수도 있다. 공전을 거듭한 DDA 협상의 돌파구가 바로 그것이다. (WTO) 25개국 각료회담이 27일 다보스에서 열린다. 다자간협상, 즉 DDA에 통상정책의 중심을 두고 있는 미측은 DDA 협상이 진전을 이루면 DDA와 한미 FTA 협상 시한을 3월까지로 제한하고 있는 무역촉진권한(TPA)의 연장에 나서게 된다. TPA 연장의 전제조건인 DDA 협상과 관련, 최근 미국과 EU의 물밑접촉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핵심 쟁점인 농업 부문의 의견차를 좁혔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다보스 통상각료회의는 적잖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보호주의 색채가 강한 미 민주당도 국익을 고려, DDA 협상이 진전을 이룰 경우 TPA 연장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미측이 TPA를 DDA 협상에 국한,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TPA 연장은 모든 통상협상에 적용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와 통상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뼛조각 쇠고기 문제 등으로 한미 FTA 협상 타결이 쉽지 않자 정부도 미국의 TPA 연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는 국회 FTA 특위에서 “TPA 연장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TPA 연장에 따라 협상기한을 재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2월 7차 협상에서 한미 양국이 상당한 의견차를 보일 경우 한미 FTA 협상은 예상 외로 장기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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