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장이 열린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증권사 전망치가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됐다는 비난이 팽배하다. 증권사 전망치의 오차가 너무 크며 매년 맞지도 않는 전망치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가장 자존심을 구긴 곳은 한화투자증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최저치를 1,930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코스피는 1,920선이 붕괴됐다.
코스피가 2,300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강조하던 증권사도 부랴부랴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를 하향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의 상하단을 기존 1,850∼2,320에서 1,800∼2,200으로 모두 낮췄다.
아직 연간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조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달의 예상 등락범위를 전달보다 하향 조정하며 눈높이를 낮추기 시작한 증권사도 상당수다.
이날 교보증권은 2월의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를 전월 대비 하향 조정했다. 교보증권이 제시한 2월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는 1,880∼1,990으로 1월 예상 등락범위(1,950∼2,100)와 비교해 상하단이 모두 낮아졌다.
KDB대우증권도 2월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를 1,900∼2,030으로 제시해 1월(1,950∼2,100)보다 상하단을 모두 낮췄다. NH농협증권 역시 1월 1,930∼2,070에서 2월 1,900∼2,030으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이유는 기업 실적 부진 때문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0월 말 기준 추정치의 73% 수준에 그치면서 올해 추정치도 가파르게 하향 조정됐다"며 "이에 올해 추정 주당순이익(EPS)도 (예상했던) 경로에서 어긋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전망치가 합리적인 투자 판단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투자자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한 투자자는 "기상청 일기예보가 실제 날씨와 틀린 것과 증권사 전망치가 맞지 않는 걸 비교하면 막상막하일 것"이라며 "맨날 틀리는데 투자자가 증권사 전망치를 토대로 투자를 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