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내 차는 특별해야 하니까…" 한정판매 마법에 빠지다

희소성·개성 중시 고객 늘어 업계 스페셜모델 속속 선봬

QM3 1,000대 7분만에 완판 포르쉐911 50돌 모델도 인기


지난달 20일. 르노삼성자동차가 한정판매한 신차 'QM3' 1,000대가 7분 만에 동났다. 내년 3월 공식 출시에 앞서 1,000대만 미리 들여오기로 한 사전예약 물량이었다.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 관심이 높은 차량이기도 했지만 7분 만에 자동차 1,000대가 '완판'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의 자동차 커뮤니티가 더욱 술렁였다. QM3에 크게 관심이 없던 이들까지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QM3를 클릭할 정도였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판매 일정이 늦춰지면서 본의 아니게 실시한 한정판매였지만, 결과적으로 1,000대 이상 사전예약이 접수돼 지금 신청해도 5월까지 기다려야 할 만큼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홈쇼핑 채널에서 자주 활용됐던 한정판매 마케팅이 최근 수 년 사이 자동차 시장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희소성과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탓이다.

BMW코리아는 지난 9월 말 '1시리즈 M 스포츠 에디션'을 200대 한정으로 출시, 현재 몇 대만 남겨두고 있다. 이 모델은 1시리즈에 18인치 M 경합금 더블 스포크 휠과 M 스포츠 서스펜션, M 에어로다이내믹스 패키지, M 스포츠 브레이크, M 스포츠 스티어링 휠 등 스포티한 주행감을 더해주는 사양을 추가해 매니아층을 노린 모델이다. 1시리즈가 출시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 사이 1,290여대가 팔린 점을 감안하면 스포츠 에디션의 판매량(2개월간 200여대)은 적잖은 수치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판매가 기대되는 차종만 들여와 출시했지만, 최근 들어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 점점 세분화 되고 있고, 조금 더 특별한 것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한 해 수 종의 모델을 한정판으로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한정판매 물량은 출시 전 예약으로 이미 완판돼버린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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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닛산이 지난달 인제 서킷에서 공개한 슈퍼카 'GT-R 미드나잇 오팔 스페셜 에디션' 1대는 1억7,500만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공개 당일 팔려나갔다. GT-R 미드나잇 오팔 스페셜 에디션은 전 세계에서 100대만 판매되는 한정 모델로, 수작업으로 도색한 미드나잇 오팔 컬러와 트윈 터보 차저 3.8L V6엔진ㆍ아테사(ATTESA) ET-S 사륜구동 시스템뿐만 아니라 한정판의 느낌을 물씬 내 주는 금색의 모델 넘버 플레이트가 엔진룸에 장착돼 많은 닛산 GT-R 매니아들이 눈독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쉐의 911 50주년 한정 모델은 전 세계 판매 물량이 1,963대로, 이 중 20대만 국내에 배정됐다. 1억5,000만원 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일인 지난 10월 이후 이미 16대가 예약 완료됐다. 이 모델은 911 출시 5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 모델인 만큼 911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 연도를 의미하는 1,963대만 한정 생산되며, 오리지널 911의 인테리어를 되살리는 등 예전의 911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새로운 요소를 더해 한정판의 의미를 살렸다. 리어 리드에는 '911 50'이라는 넘버가, 컵 홀더 패널에는 각 차의 일련번호가 새겨진다.

최근 '뉴 S클래스'를 출시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한정 모델인 '뉴 S500 롱 에디션 1'을 100대만 한정 판매하기로 했다. 뉴 S500 롱 에디션 1은 S500 롱 모델에 3D 사운드 시스템과 에어 밸런스 패키지(업그레이드된 공조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추가한 모델이다. S500 롱 모델(1억9,700만원)보다 2,500만원 가량 더 비싸다. 벤츠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에어 밸런스 패키지 등이 적용되는 만큼 더 특별한 차를 원하는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한정 모델은 미리 예상 판매량을 감안해 물량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의 수량을 내놔야 이목을 끌면서도 희소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그렇게 고민하는 과정을 거쳤는데도 불구하고, '한정판매의 마법'이 실패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아우디는 지난 8월 Q3의 오프로드 에디션 100대를 한정 출시했지만, 여전히 판매 중인 상태다. 푸조가 지난달 초 출시한 '308 스포티움' 300대도 기존 308과 같은 가격(3,240만원)에 소모품 교환 쿠폰, 신차 교환 프로그램 혜택 등을 더해 출시됐지만 아직 기대한 만큼의 붐을 일으키진 못했다. 프라다와의 명품 콜래보레이션으로 관심을 모은 데다 드라마에도 PPL로 등장했던 현대차의 제네시스 프라다(1,200대 한정) 역시 출시 1년이 지나도록 물량이 남아있는 상태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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