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필러 주사요법의 得과 失


젊어지고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러 세월이 지남에 따라 더욱 심해졌다. 인간은 성장하고 늙게끔 계획된 유전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누구나 세월에 역행해 과거의 젊음을 되찾고 싶어한다. 이러한 인간의 욕망이 현대 의학과 결합해 현재 노화방지(안티에이징)에 관한 다각도의 접근이 이뤄지고 특히 미용분야에서 실제로 많은 효과를 보여 지금 60대는 30년 전의 60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젊은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10년간에 걸쳐 국내 피부미용과 성형수술 광풍은 꺾일 줄 모르고 오히려 이제는 나이 어린 학생들이나 환갑을 훌쩍 넘긴 어르신들까지 유행하고 있다. 필자도 보톡스ㆍ필러ㆍ지방이식ㆍ레이저ㆍ피부관리를 통한 피부미용을 전문으로 하는 입장이지만 넘쳐나는 미용정보와 새로운 미용치료 기술에 뒤떨어지지 않나 반성을 할 정도로 의학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다. 인터넷이나 잡지, 입소문으로 떠도는 미용정보가 왜곡돼 마치 얼굴을 조각품같이 변형시킬 수 있다는 환상을 갖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신체발부는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니 훼상하지 않은 것이 효의 시작이라는 말은 이미 구시대적 유산이 돼 버렸다. 신기술은 장기적인 안정성 확보에 부족함이 있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치료하고 있는가, 또는 내가 시행하는 치료가 과연 환자에게 오랫동안 문제가 없는가라는 의구심을 가질 때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얼굴은 서양인에 비해 크고 넓적하고 평평한 편이다. 서양화된 식습관으로 우리나라 사람의 얼굴도 점점 작게 변하고 있으나 볼록한 이마, 오뚝한 코, 뾰족한 턱, 통통한 볼 살을 너도나도 갖고 싶어한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해 자기 지방을 빼내서 얼굴에 주입하는 자가지방이식술이나 인체에 무해한 성분을 더욱 간편하게 직접 꺼진 부위에 주사하는 필러주사요법이 유행이다. 갑자기 예뻐지거나 얼굴이 붓거나 모양이 바뀐 연예인들 중 일부는 위의 치료를 받은 이들일 것이다. 우리 인체를 지방이나 필러로 조각하는 것이다. 타고난 얼굴에 지방이나 필러를 주입해 얼굴 모양을 교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유능한 전문의들은 아주 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방이나 필러 주입을 원하는 사람들의 흥미로운 점은 처음에는 매우 조심스럽게 판단해 시술을 하지만 시술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이 치료에 매우 강한 중독성을 보여, 부작용이 없었을 경우에는 2차, 3차의 주입에 거부감이 없어지며 채워진 것들의 일부가 꺼지면 참지 못하고 바로 다시 채워 넣고 점점 더 많은 주입을 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필자는 입가와 눈가에 이러한 지방과 필러를 주입하는 것에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 입가와 눈가는 하루 종일 움직이는 곳이기 때문에 주입한 지방과 필러를 주입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위로 올라가거나 밑으로 처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원하지 않는 인상을 갖게 되고 도로 빼어 달라고 병원을 찾게 된다. 아마 이와 같은 일들이 반복되면 몇 년 전 텔레비전에서 세상을 놀라게 했던 한 여성분같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필러 주입을 받고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노화를 받아들이고 그 상태에서 최대한 자기관리를 잘하는 것이 무리한 치료보다 훨씬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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