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의 젊음은 40의 늙음보다 더 생기 있고 희망적이다.” 미국 대법관을 지낸 올리버 홈스는 생전에 이런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94세까지 살며 천수(天壽)를 다했던 그는 늘 이와 같은 마음으로 살았을 것이다.
세상에는 젊은이 못지않게 왕성한 삶을 사는 노인이 있는가 하면 젊은 나이에 벌써 다 늙어버린 듯한 애늙은이도 있다. 노화(老化)는 생물학적 요인보다는 심리적 요인에 의해 더 영향을 받는다는 의사들의 말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이제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는 ‘얼마나 즐겁게 사느냐’가 관심사가 됐다. 82세의 나이에도 국제적 분쟁의 평화사절로 활약 중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저서 ‘나이 드는 것의 미덕’을 보면 이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다. 책에서 그는 “건강이 좋은 상태라고 할 때 나이 든 사람이 행복하고 또 즐겁게 살 수 있는 중요한 요소는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좋은 인간관계 덕분에 행복하고 즐겁게 살면서 성공의 과정을 차곡차곡 밟아간다. 또 인간관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기도 한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힘든 상황에 빠졌을 때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상대로 ‘그냥 내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줄 수 있는 친구’를 가장 선호한다고 한다. 물질적인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는 실무형 친구보다 ‘네가 맞다’며 든든한 편이 돼주는 태도만으로 행복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이다.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굳이 백화점에 가지 않고 편하게 집에 앉아서 물건을 주문할 수 있고 근무할 때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서도 언제 어디서든지 일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근무 환경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가끔씩 시장이나 백화점에 가서 인간적인 ‘정감’의 뒤섞임을 맛보며 인간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이 때문에 왁자지껄한 시장과 북적대는 할인매장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고 동료 직원들과 부딪혀가며 근무하는 사무실 역시 계속 존재하는 것이다.
휴대전화며 메신저ㆍe메일 한통이면 순식간에 연락이 닿는 세상이지만 또박또박 정성 들인 글씨에 몇 날 며칠을 산 넘고 바다 건너 날아온 편지 한장의 수고로움과 기다림이 더 큰 감동을 줄 때가 있다. 편리함과 속도전이 더해갈수록 남을 즐겁게 하고 배려하는 것이 바로 내 자신이 멋지게 사는 방법임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