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정은 개악"
90년보다 비용부담 최소 17억弗ㆍ대체부지 25만평 늘어‥노회찬 민노당 의원 주장
최근 한ㆍ미 양국간에 타결된 용산기지 이전협정이 지난 90년 합의서에 비해 한국측의 비용부담이 최소 17억7,000만달러 늘고 대체부지도 25만2,000평이 증가하는 등 개악됐다고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15일 주장했다.
노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우선 "90년 국방부가 고시한 대체부지는 26만8,000평인데 반해 최근 서명한 UA 4조3항에는 52만평 이내로 규정해 25만2,000평의 대체부지(378억원)가 증가했다"면서 "시설기준도 대폭 강화돼 90년 협정안에는 '현 시설수준 유지 및 저하금지의 원칙'과 '동등한 시설로 대체'한다는 내용이 명기돼 있으나 현 UA에는 '유지 및 강화'원칙만 밝히고 있어 상당한 추가비용의 소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 UA 2조10항에는 90년 협정안에 규정한 시설 이외에도 정보통신지휘통제(C4I)시설과 행정 및 의료시설을 추가로 제공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면서 "C4I는 주한미군이 비용을 부담해야 할 대표적인 항목으로 이처럼 시설수준의 대폭 강화 등으로 최소 17억7,000만달러의 건설비용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이날 용산기지 이전을 위한 포괄협정(UA)문서 전문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오는 19일 국무회의를 거친 뒤 UA 원문을 국민에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규형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측에서 조약체결에 관해 확립된 국제관례와 진정한 국익의 훼손 가능성을 무시하고 국민의 알 권리라는 논리에 기대어 한건주의적 접근방식을 택해 기밀 공개를 다시금 주장하는 일이 발생한 것을 개탄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또 평택부지가 90년 26만8,000평에서 52만평으로 개악됐다는 주장에 대해 "90년대 개념과 달리 전국의 미군기지를 전부 오산ㆍ평택기지로 다 통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늘어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창익 기자 window@sed.co.kr
입력시간 : 2004-10-15 1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