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경찰서는 장애인을 돕는다며 억대 후원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차모(48)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배모(38.여)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차씨는 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장애인들이 만든 공예품을 전화로 판매하는 사무실을 차려놓은 뒤 서울 구로구의 D장애인단체를 돕겠다며종교단체나 관공서 등에 전화나 우편으로 후원을 요청, 모두 2천200명으로부터 후원금 1억7천여만원을 받아 고스란히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차씨는 이 과정에서 배씨 등 직원 6명을 고용해 이들이 후원금을 모금해오면 후원금의 45%를 성과급으로 줬고 기부자에게는 필통, 비누, 칫솔 등을 답례품으로 줬으나 사무실 운영비 등을 제외한 나머지 돈은 모두 착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씨는 사무실을 열기 직전까지 자신이 일했던 강서구의 한 복지시설에서 후원금을 잘 내는 사람들의 명단을 빼내는 한편 복지시설 근무 경력을 활용해 후원금을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차씨가 돕겠다고 한 D장애인단체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차씨는 경찰에서 "처음부터 돈을 챙기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돈에 욕심이 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