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의 발사 과정을 그 누구보다 긴장하며 지켜본 국내 기업들이 있다. 바로 나로호 개발에 참여한 160여개의 민간기업들이다. 나로호 개발과 발사운영 총괄은 항공우주연구원이 맡았지만 부품 설계 및 제작, 지상시험 시설 개발, 발사체 총조립 등에는 국내 기업들의 땀방울 이 알알이 맺혀 있다. 나로호의 총조립은 항공기 조립 노하우를 갖고 있는 대한항공이 맡았다. 대한항공은 국내 위성 개발의 태동기인 지난 1993년부터 방송통신위성인 무궁화 1호와 2호의 위성 본체와 태양전지판의 구조물을 설계·제작해 독자적인 기술을 축적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리랑 위성 2호 제작과 조립에 참여한 데 이어 이번 나로호의 총조립도 담당했다. 한화는 2단 로켓에 사용되는 고체연료 로켓 개발을 책임졌다. 한화는 발사체의 핵심 기술인 추진시스템과 관련한 제어시스템 제작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특히 추진체를 이루는 유압시스템과 연료시스템, 발사체 제어시스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두원중공업은 나로호의 상단부 개발과 제작을 담당했다. 방위산업 전문 중소기업인 두원중공업은 발사체 상단을 구성하는 노즈페어링부, 위성 어댑트부, 탑재부 등의 외부 기체 개발과 제작을 모두 자체기술로 해결했다. 한국화이바는 나로호 기체를 구성하는 카본-알루미늄 특수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가볍지만 강도가 우수한 카본과 알루미늄을 이용해 만든 벌집 형태의 고강도 탄소섬유다. 항공기용 알루미늄보다 비강도(무게대비 강도), 비강성(무게 대비 강성)이 3배이상 높다. 한국화이바는 유리섬유·탄소 섬유 등 첨단 복합소재의 원료부터 토목·건축·전기전자·철도수송용 재료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나로호의 발사대 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다. 나로호를 발사할 때 섭씨 3,000도의 화염온도가 발생하는데 이 회 사는 로켓 발사 3초 전부터 초당 900리터의 물을 지속적으로 발포함으로써 온도를 450도까지 낮추는 등 견고하고 정밀한 발사대를 제작했다. 탑엔지니어링은 나로우주센터의 두뇌역할을 하는 발사통제시스템을 개발했다. 발사통제시스템은 나로호의 궤도 산정, 발사시간 결정, 발사체 추적, 발사체 이상 유무 확인 등을 담당한다. 또한 우주센터 구성요소들을 감시·통제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삼성테크윈과 비츠로테크는 추진 분야에서 엔진제작 작업을, 두산인프라코어는 관성항법유도장치시스템을 제작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나로호 발사는 국내 민간기업들의 기술력이 총집합 된 결정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