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의 매각 계획과 관련, 현대차의 인수 가능성이 우세한 가운데 한라건설도 만도 인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2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라건설 정인영 명예회장은 최근 정몽원 회장을 비롯한 회사 고위 관계자들에게 "만도를 되찾아 오는 데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만도는 정 명예회장이 1968년 손수 처음으로 지은 공장으로서, 이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며 "만도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자금 준비는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한라건설은 또 만도 인수를 위해 국내 자본투자가 및 금융기관과의 공동 투자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라건설은 회사와 정몽원 회장이 만도 지분 18.5%를 갖고 있고, 1999년 만도지분 매각 당시 우선협상자와 같은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앞서 만도의 대주주인 선세이지는 이달 4일 "그동안 벌여왔던 독일 지멘스와 컨티넨탈, 미국 TRW 등 3개 업체와의 지분 매각협상이 제반 여건이 여의치 않아중단됐다"고 만도측에 통보했다.
선세이지는 또 "그러나 현대차와는 고객 입장에서 계속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만도 매출의 70%를 납품받고 있는 데다 정몽구 회장이 지난9월 "만도를 인수할 의사가 있으며,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만도 매각과 관련해 일단 현대차의 인수 가능성이 우세한 가운데 한라건설과의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만도 인수 협상을 위해 정인영 명예회장 등 한라건설측과 정몽구 회장이 회동을가질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도는 자동차 제동 및 조향장치 등을 생산하는 부품업체로, 1997년 모기업인한라그룹의 부도 이후 경영난을 겪다 1999년 어피니티의 전신인 UBS캐피털 컨소시엄에 매각됐으며, 현재 JP모건 등이 합작 설립한 투자사 선세이지가 73% 가량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만도 인수와 관련, 16일 만도 경영진으로부터 만도의 경영상태와사업계획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경영실사를 벌이는 등 인수 협상을 위한 절차를 진행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만도에 대한 경영현황과 향후 사업계획, 기술 및 품질 수준검증 등의 과정을 거친 뒤 인수 여부와 인수가격에 대한 제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후 인수 가격 및 세부조건에 대한 협상을 통해 인수를 결정하더라도 이사회승인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