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울산 현대車 협력업체 경영위기

현대자동차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울산지역 협력업체의 경영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 등으로 전국 1차 협력업체 400여개사의 손실 금액이 9,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울산지역 1차 협력업체 39개사가 입은 피해 금액은 전체의 20%인 1,8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울산지역 1차 협력업체 연간 매출액 3조5,000억원의 5.2%에 해당되는 것이다. 운전석 모듈화부품인 크래쉬 패드 생산업체인 북구 D사의 경우 모기업의 파업으로 납품물량이 평소보다 절반이나 줄어들어 7월초부터 조업 단축에 들어갔고 현재까지 140여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고 있다. 자동차 하부판넬을 생산하는 북구 D사는 모기업 노조의 파업으로 현재 납품이 거의 중단된 데다 금속노조 소속인 노조마저 자체적으로 파업을 하고 있어 부도위기에 몰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심각한 경영위기로 조만간 부도가 불가피하다고 모기업과 노조측에 통보한 상태”라며 “노조가 파업을 중단하더라도 원청업체 노조의 파업이 계속되면 부도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2, 3차 협력업체들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연간 매출 규모가 수십억원에 불과한 데다 최근 수년간 해마다 납품 단가가 평균 3~5%깎여 실제 이익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물량마저 뚝 끊긴 때문이다. 2차 협력업체인 H사의 경우 현대차 노조의 파업전 종업원 50여명이 자동차 전장품관련 부품을 1차 협력업체에 납품하기 위해 휴일 특근까지 했으나 현대자동차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7월 중순부터 하루 4시간 가동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7월 급여일이 다가오지만 확보된 현금이 모자라 은행에서 긴급 운전자금을 대출 받았으며 거래를 하고 있는 3차 협력업체의 납품대금을 제 때 지급하지 못할 위기에 처해 3차 협력업체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의 급여는 100%지급하면서도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이 출근만 하고 손을 놀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8월말까지 계속되면 무급 순환휴무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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