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구단은 류현진이 LA에서 왼쪽 어깨 관절경 수술을 한다면서 그의 어깨 상태를 점검해 온 구단 주치의 닐 엘라트레체 박사가 수술을 집도한다고 미국 서부시간 21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시즌을 접게 됐다.
이에 앞서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전날 “류현진의 어깨 수술을 고려 중”이라고 밝혀 수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실제로 프리드먼 사장은 이날 다저스 팀 닥터 엘라트레체 박사와 류현진의 재활 과정을 논의했으며,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저스 구단은 이날 발표에서 수술 사실만 전했을 뿐, 정확히 류현진의 어깨 상태가 어떤지, 재활에는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리는 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관절경 수술로 어깨 상태를 봐야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절경 수술은 환부를 절개하지 않고 작은 관을 삽입해 환부 안쪽의 상태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서 나타나지 않은 어깨의 통증 원인을 정확하게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전문가들은 류현진의 어깨 통증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본다.
어깨 부상 상태가 생각보다 가벼우면 연골 일부를 살짝 깎아내는 등 ‘청소’(클린업)로 수술을 마칠 수 있다. 이 수술을 하면 보통 6개월 후 캐치볼을 시작해 내년이면 마운드에 설 수 있다.
그러나 어깨 연골이 찢어졌거나 어깨 힘줄에 문제가 생겼다면 선수 생명을 건 수술이 될 수 있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이 보통 1년 또는 1년 반의 재활 과정을 거치면 예전의 구속을 회복하는 것과 달리 어깨 수술은 그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야구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수술의 결과와 그에 따른 재활 과정이 판이하기 때문에 선수들 역시 어깨 수술을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꼽는다.
류현진도 재활과 수술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수술 쪽으로 결단을 내렸다.
지난 3월 스프링캠프 때 어깨 통증을 느낀 류현진은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정규리그 개막을 맞았다.
불펜에서 4차례 정도 연습 투구로 페이스를 올리던 류현진은 그러나 지난 2일 불펜 투구에서 구속이 82∼83마일(시속 132∼134㎞)로 기대를 밑돌면서 구단과 상의해 재활 속도를 재조정하기로 했다.
다저스는 5일 류현진을 15일짜리 부상자에서 60일짜리 부상자 명단(DL)으로 옮기고 재활 장기화를 대비했다.
류현진은 MRI 촬영에서 큰 이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왼쪽 어깨에 지속적인 불편함을 호소해왔다.
지난해 어깨뼈(견갑골) 단순 염증으로 두 차례나 선발 로테이션에서 낙오한 류현진은 예년보다 일찍 올해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며 어깨 근육 강화에 집중했으나 스프링캠프 막판 닥친 악재를 넘지 못하고 결국 올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수술 관례상 올해 류현진이 마운드에 돌아오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한국프로야구 선수로는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류현진은 2013∼2014년 2년 연속 시즌 14승씩 거두는 등 통한 28승 15패,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했다.
팀의 3선발 투수로 뛴 류현진은 클레이턴 커쇼, 잭 그레인키와 더불어 다저스의 막강 선발진을 구축하며 메이저리그에서 저평가된 3선발 투수라는 호평을 받았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