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가 하반기 들어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주식 매수시기는 8월 이후로 늦추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주력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DDR400 D램 가격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큰 데다 PC교체 수요도 당장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1일 거래소에서 반도체주가 동반 오름세를 보여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7,000원(1.97%) 오른 36만2,000원에 마감했다. 또 아남반도체, 하이닉스반도체도 각각 3.0%, 1.90% 올랐다.
이와 관련, 대투증권, 세종증권 등은 이날 `반도체 경기전망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에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주식매수 시점에 대해서는 경기회복 전망과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석포 우리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20만원 후반대에서 두달 만에 35만원대로 올라섰다 ”며 “주가 상승이 너무 앞서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업종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DDR400 D램의 경우 최근 들어 값이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는 경쟁이 심화돼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펀더멘털 개선이 없는 상태에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40만원을 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DDR400 D램의 판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PC교체 시기도 아직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DDR400 D램 뿐만 아니라 이 메모리를 활용하는 중앙처리장치, 메인보드 등이 모두 여전히 가격이 비싸 경기가 침체된 현 상황에서 업그레이드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삼성, 삼보 등 대기업 완제품 PC의 경우 아직 제품출시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투자컨설팅 업체인 BIBR의 신동준 대표는 “전형적인 IT 비수기인 7ㆍ8월은 지나야 본격적인 PC판매가 시작되고 DDR400 D램 수요도 생길 것”이라며 “주가는 이를 미리 반영하기 때문에 8월 하순부터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