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ㆍ安大熙 검사장)는 내년 1월부터 기업 총수와 구조조정본부장을 공개 소환, 지난해 대선 당시 정치권에 제공한 불법자금의 규모와 출처 등을 조사한다고 30일 밝혔다.검찰은 이르면 내년 1월5일 최태원(崔泰源) SK㈜ 회장과 손길승(孫吉丞) SK그룹 회장을 소환해 불법 대선자금 전달 및 조세포탈 혐의 등을 조사한 뒤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
검찰은 또 LG 삼성 현대차 등의 순으로 구조조정본부장 또는 총수를 소환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과 노무현(盧武鉉) 후보측에 전달한 자금의 규모를 파악키로 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5대 그룹 외에 금호 한진 한화 효성 등 10대 그룹에 속하는 대기업중 한 곳에서 10억원대의 채권을 포함, 수십억원대의 불법자금을 한나라당에 제공한 혐의를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안 부장은 이 채권과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측근 서정우(徐廷友ㆍ구속) 변호사가 삼성에서 받은 채권 112억원의 행방과 관련, "사채시장에 유통되지 않아 결국 지금 어디에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한나라당 관계자 등 제3자가 별도로 관리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지난해 11월 초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의원이 삼성이 낸 후원금 60억원이 예상보다 적다며 최돈웅(崔燉雄) 의원 등을 통해 채권으로 112억원을 더 받아낸 혐의도 밝혀내고 조사중이다.
검찰은 한나라당이 최소 2차례 이상 모금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지금까지 한 차례만 후원한 삼성 이외의 대기업들을 추궁하는 한편, 김 의원에 대해 내달 5일 소환을 통보했다.
<이태규기자, 김지성기자 tg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