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만 흘러가는데….’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 추대 작업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재계는 이달 안에 새 회장을 추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회장단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다. 정상적인 흐름이라면 늦어도 이번주 말 또는 다음주 초까지 회장단 회의를 갖고 의견을 조율해 3월 마지막주(26~30일)에 임시총회를 개최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같은 수순을 밟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있다. 재계 주변에서는 “현재 회장단에서 흔쾌히 동의할 마땅한 회장 후보가 떠오르지 않고 있다”며 “회장단 내에서도 후보에 대한 반발이 만만찮아 이견을 좁히기도 쉽지 않은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을 정리해보면 ‘빅4’에서 회장 후보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여타 후보군에서는 누가 나오더라도 회장단 일부의 반대를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특히 전경련 회장은 회장단의 만장일치가 아니면 추대되지 않았다는 전통을 감안할 때 최선이 아닌 차선의 인물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처럼 차기 회장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바로 직전에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조석래 효성 회장의 추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나 강 회장이 회장 나이에 제한을 둬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결국 4대 그룹 회장이 나서지 않는다면 연장자인 조 회장이 가장 유력하지 않느냐”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달 초 강신호 회장의 용퇴를 건의했던 이준용 대림 회장 등 일부 회장단이 세대교체론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조 회장 재추대 작업이 그리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 결과적으로 전경련 차기 회장 추대는 사상 유례없는 혼돈 속에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 좀더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