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남북 정상회담 연내 열리나

北 신년사설 "관계개선 의지 확고" … 고위 당국자간 접촉설 잇달아<br>靑 "긍정적 방향이라면 반대할 이유없어"

새해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에서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고 밝히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회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남북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고위 당국자 간 수차례 비밀접촉을 했으며 동시에 모 대기업이 북측에 공항을 건설하는 등의 획기적 남북경협 프로젝트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북 정상회담 개최 시기는 이르게는 올 1ㆍ4분기부터 6월 지방선거 이후까지 다양하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 포기 ▦납북자 문제 해결을 남북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달고 있어 이에 대한 양측의 절충 여부가 회담 성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3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화의 문은 열려 있고 긍정적인 방향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북, 정상회담 개최 서둘러=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명확히 밝힌 가운데 올해 정상회담 개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북한 입장에서 남한과의 관계 개선이 절실하다는 점이 이러한 추론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북한의 경우 김 위원장의 건강이 불안정한 가운데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에게로의 후계 구도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안정화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북한은 지난해 11월 화폐개혁을 단행하고 1일부터 외화사용 금지 조치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 같은 경제조치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재화의 원활한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 대북문제 전문가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 가운데 남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북한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며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도 남쪽보다 북측이 더 적극성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결국 남북 정상회담 개최의 열쇠는 남한 정부가 쥐고 있는 셈이된다. 이명박 정부의 확고한 입장은 ▦북한의 핵 포기와 ▦납북자 문제 해결이 전제되지 않는 한 남북 정상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만남 자체를 위한 만남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12월31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전망에 대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진전시켜나갈 수 있다면 어떤 수준의 대화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추진설 잇따라=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남북 고위당국자 간의 접촉설은 끊임없이 제기된다. 최근 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남북 고위급 접촉 이후 베트남에서도 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와 북측의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한차례 더 접촉해 올 1ㆍ4분기 안에 김 위원장의 답방 형식으로 제주도 또는 제3국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를 위한 실무작업은 정부와 민간으로 구성된 준비팀이 진행하고 있으며 재계에서는 유력 기업이 북측에 대규모 공항을 건설하는 등의 파격적인 경협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조선신보의 보도도 지난해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북한이 '특사조의방문단'을 파견한 후 남북 간에 공식ㆍ비공식 접촉과 회담이 열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기남 노동당 비서를 단장으로 하는 북측 조의방문단은 이 대통령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김정일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정상회담 개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어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김 통일전선부장이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접촉을 갖고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타진했고 이후 통일부 고위당국자가 개성에서 북측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북한은 정상회담 개최에는 동의하면서도 시기와 장소ㆍ조건 등을 놓고 남측과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핵 선결 포기 등에 대한 북측의 양보는 기대하기 어렵고 오는 6월 지방선거라는 정치 일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우리가 북측에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다만 지난해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으로 시작된 북미관계 진전이 가속화할 경우 남북 정상회담 개최 문제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올해 공동사설에서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에 대해 직접화법으로 관계개선을 시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비핵화 논의 등에서 진전이 있다면 우리 정부가 국민을 설득하고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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