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투자활성화를 이루자면

침체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가장 절실한 과제는 기업투자의 활성화다. 정부는 투자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고 기업들도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요구사항을 정부에 제시하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수 차례에 걸친 대통령과 재계 대표들과의 회동에서 주된 화제는 언제나 투자활성화와 고용확대에 관한 것이다. 대통령의 투자확대 요구에 대해 기업 대표들은 적극적인 호응 의사를 표명했다. 기업들이 약속대로 투자계획을 이행했다면 경제는 활력을 보이고 있을 것이나 실제로는 투자가 오히려 줄었다. 기업들은 내수부진ㆍ노사불안ㆍ정부규제 등을 투자부진의 이유로 들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기업의 약속불이행이라고 내심 불만을 갖고 있고 기업은 기업대로 정부의 투자여건조성 노력이 미흡하다고 불만이다. 기업들이 투자부진의 이유로 틈만 나면 들고 나서는 것이 출자총액제한제도나 노사 불안이다. 그런 이유에도 설득력이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수익이 보장되는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데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수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난관도 돌파하는 것이 기업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근 한 민간연구기관이 제기한 신산업투자에 대한 ‘죽음의 계곡’설이 관심을 끈다. 과거에는 한국기업들이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선발주자를 따라잡는 형태의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런 분야가 사라져 처음부터 신산업에 진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투자는 기술과 브랜드 경쟁력이 낮아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은 것이 투자부진의 주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업화의 리스크가 큰 신산업에는 정부가 제품을 구매해서라도 시장을 형성해 주고 연구개발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요소는 주요기업과 금융업이 외국자본의 지배하에 들어가면서 투자환경이 척박해지고 있는 점이다. 국내 은행이나 기업에 진출한 외국자본은 주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 펀드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 투기자본은 주주중심경영을 구실로 이익이 나면 빼내가기에 바쁘다. 반면 투자와 관련해서는 일정률 이상의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기업투자에 제동을 걸고 외국계 은행의 경우는 장기적ㆍ모험적 기업대출은 아예 취급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은 안팎에서 투자에 제동이 걸려 있는 상황이다. 투자활성화를 위해선 이 고리를 푸는 데 정부의 노력이 집중돼야 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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