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리스 부도 만은 막자 '탈퇴금' 지원할듯

■ 유로존 각국 그렉시트 비상대책… 담길 내용은<br>금융시장 충격 최소화 위해 EU "모든 지원 중단 않을것"<br>유로화 가치 하락 우려 유럽 펀드, 유로 자산 투매


유럽 국가들이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이탈에 대비한 '비상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어떤 내용이 담길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개별국가의 비상대책 마련시한과 세부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국채시장과 은행 등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 고위관계자가 "유럽은 유로존 회원국이 탈퇴하더라도 붕괴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말해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더라도 갑자기 모든 지원을 중단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동안 유로존 회원국들은 그리스 정부와 은행들에 상당한 지원을 했고 그리스에 대한 대출규모가 큰 유로존 은행들은 그렉시트가 발생하면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된다. 그렉시트가 그리스 경제에만 악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들에까지 연쇄효과가 미칠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각국 비상대책에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더라도 정부와 은행 시스템이 부도 나지 않을 정도는 유지할 수 있도록 '유로존 탈퇴금' 명목으로 자금지원을 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WSJ는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해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 탈퇴 이후 부담해야 할 비용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17개 유로존 회원국 가운데 최소한 절반이 그렉시트 비상대책을 만들었거나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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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EU 차원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에 대한 대출 및 스페인ㆍ이탈리아 국채 매입, 3년 만기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실시 등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 싱크탱크인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의 조지 매그너스 경제자문관은 "ECB는 그리스 은행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대출에 나서는 한편 필요한 경우 스페인ㆍ이탈리아와 같은 취약한 국채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럽 위기의 방화벽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재원을 확대해 유로존 은행을 지원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편 그렉시트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유럽 펀드들이 유로 자산을 대거 처분하고 이에 따라 다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씨티그룹은 "그리스가 무질서하게 유로존에서 이탈할 경우 유로화 가치는 달러화와 동등한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현지시간) 유로화는 유럽 외환시장에서 유로당 1.2514달러까지 하락해 2010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상태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자 유럽의 대형 펀드들은 유로표시 자산을 투매하고 있다. 유럽 2위 규모의 사모펀드인 아문디는 유로표시 채권에 투자했던 것을 달러 자산으로 교체했다. 또 영국의 환펀드인 머크인베스트먼트는 유로화 보유분을 전량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영국항공 모기업인 인터내셔널에어라인그룹과 독일 BMW도 유로존의 미래에 대비하고 있으며 유럽 은행들도 그렉시트에 대비한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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