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제2 조두순 "기자 많으니 모자 달라" 요구도

15일 오전 학교 현장 검증… 주민들 "때려 죽여야 돼 저 XX" 분노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생을 납치해 성폭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45)씨가 15일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홍인기기자 hongik@hk.co.kr

15일 '제2 조두순 사건'의 피의자 김모(45)씨가 A(8)양을 납치한 초등학교에서 당시 사건 현장을 재연하는 현장 검증이 이뤄졌다. 현장 검증이 시작되기 전인 이날 오전 4시45분께 학교 선생님들 2명이 나와 정문 앞에 있는 학교 문패와 팻말에 녹색 테이프를 붙여 학교 이름을 가렸다. “현장 검증에서 학교 이름이 노출될까 봐 그러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선생은 “휴~”하고 한숨만을 내셨다. 정문을 걸어 잠근 채 이를 지켜보고 있던 한 학교 직원은 “이른 시간이지만 대부분의 선생님이 이미 학교에 들어와 있다”고 귀띔했다. 오전 5시50분께 영등포 경찰서에서 경찰들이 학교 정문 앞에 도착했다. 이날 학교에서의 현장검증은 비공개로 경찰이 정하면서 약 1개 소대의 의경들이 학교 정문 앞을 가로막고 사람의 출입을 통제했다. 오전 6시. 야구모자를 쓴 김씨가 봉고차 안에 탄 채 정문을 통해 학교로 들어갔다. 김씨는 봉고차 뒷편에 앉아 있었으며 양 옆으로는 형사들 두 명이 김씨를 지키고 있었다. 김씨의 의상은 당시 사건 발생 때와 똑같았다. 빨간 티셔츠에 검은색 반바지를 입고 있었고 흰 양말과 갈색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김씨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듯 자꾸 모자를 양손으로 고쳐 쥐었다. 김씨의 키는 155cm 정도로 보였으며, 목의 양 옆에는 10cm 정도로 길게 찢어져 꿰맨 상처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당시 형사와 맞닥 뜨렸을 때 자기가 죽겠다며 갖고 있던 커터칼로 그은 것”이라며 “살갗만 찢어졌고 깊은 상처는 아니었지만 병원에 가서 8바늘을 꿰맸다”고 했다. 김씨는 곧 학교 운동장을 2~3차례 왕복했다. 사건 발생 당시의 김씨의 동선이 재현되고 있었다. 오전 6시10분께 김씨가 아이 인형을 자신의 앞쪽 오른편에 두고 왼손은 인형의 등에, 오른손은 인형의 오른쪽 어깨를 잡고 함께 움직이며 운동장을 가로질렀다. 아이를 학교에서 데리고 나올 때의 현장 재연이었다. 학교 정문으로 나와 약 10m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걸어갔다. 경찰관계자는 “학교에서 나온 이후 방향이 나와야 한다”며 김씨가 어느 쪽으로 걸어갔는지 방향을 잡아주었다. 김수철은 그때까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후 다시 학교 안으로 들어간 김씨는 맨 처음 학교에 왔을 때의 상황을 재연했다. 학교 안에서 정문을 바라보고 오른편으로 돌아 들어가 교실이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김씨 혼자였다. 김씨는 그 곳에서 20분 정도 있었다. 오전 6시30분께 학교 한 현장검증을 마치고 초등학교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근처의 횡당보도로 이동했다. 김씨가 아이를 데리고 건너간 횡단보도였다. 도로 한 가운데로 김씨가 아이 인형을 데리고 횡단보도를 건너가자 여기저기서 “저런 새끼를 저렇게 두냐” “때려 죽여야 돼 저 새끼” “고개 들고 모자 벗어”라는 말이 들렸다. 김씨는 이날 야구모자를 쓰고 있었다. 경찰서에서 출발 당시 김씨는 “기자가 많으니 모자를 달라”고 했다. 한 기자는 “김씨의 얼굴이 이미 방송과 신문을 통해 다 공개된 마당에 얼굴을 가려주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며 갸우뚱했다. 오전 6시50분께 김씨의 집 근방에 도달했다. 김씨의 집으로부터 50m 정도 떨어진 시장 골목이었다. 김씨는 아이를 데리고 갈 때 이 시장을 지나쳤다. 김씨는 아이 인형을 데리고 집으로 가기 위한 언덕을 올라서다 경찰의 제지로 잠깐 멈춰섰다. 김씨의 옆에 있던 한 형사는 “여기서 아이에게 눈을 감으라고 했나”라고 물었다. 김씨는 “여기서 눈을 감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유를 묻는 경찰의 물음에 김씨는 “(아이가) 자신의 집을 찾을까봐”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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