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홍어' TV문학관으로 나온다
KBS, 김주영씨 원작 내달중 방영
KBSTV는 소설가 김주영 원작의 '홍어'를 TV문학관으로 제작해 오는 3월중 방송한다.
소설 '홍어'는 눈이 오면 고립되는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외딴 집에 스며든 생면부지의 여인, 바람 난 아버지, 집을 떠나는 어머니 등 여러 인물의 어긋난 인연을 어린 소년의 시각에서 풀어낸 서정적인 작품이다.
제작진은 지붕 높이로 쌓인 눈 때문에 왕래가 끊긴 산골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충분한 사전조사를 거친 뒤, 지난 5일부터 대관령 일대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아버지가 바람을 피워 집을 떠난 뒤 어머니는 궁핍한 살림 속에서도 부엌에 홍어를 걸어두는 것을 늘 잊지 않는다. 홍어는 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심적 상징인 셈.
삯바느질로 연명하는 어머니와 13세 소년 세영 앞에 18세가량의 떠돌이 여인, 삼례가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읍내 술집 춘일옥의 여자와 바람이 난 남편, 어느날 불쑥 나타났다 사라져버린 삼례, 남편의 아이를 남겨놓고 떠난 또 다른 여인 등 여러 타래의 인연 속에서 홍어를 삭이듯 자신의 인생 역시 삭혀가기만 했던 어머니가 정작 남편이 돌아온 다음날 새벽, 집을 떠난다는 게 작품의 줄거리.
한많은 인연의 무게를 표현하는 폭설처럼 '눈'은 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요소.
떠돌이 여인이 적막한 집안으로 스며드는 이야기의 시작도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이고 어머니가 떠나가는 이야기의 끝도 눈이 내리는 날이다. 작품의 흐름 역시 조용히 내리는 눈처럼 긴 호흡으로 진행된다.
장기오 대(大) PD의 연출로 김해숙, 임동진이 부부로 출연할 예정. 작품의 화자인 13세 소년역은 김수동이 맡았으며 어머니를 변화시키는 삼례역에 정다빈, 이웃남자 역에 정종준 등이 출연한다.
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