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9월 15일] '앱 거품'에 대처하는 자세

노키아가 최근 150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맞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처절한 실패를 경험한 노키아가 절치부심 끝에 선택한 카드다. 새로운 사령탑은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고품질의 소프트웨어가 휴대폰 시장에서의 핵심 경쟁력임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해 한 미국시장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소프트웨어가 휴대폰 원가의 절반 이상(54.3%)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휴대폰 속 소프트웨어보다 더 큰 잠재성을 갖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이 만드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소위 '앱'이다. 앱이란 사진편집이나 채팅 등 특정 용도를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의미하는 용어 '애플리케이션'의 약자로 보통 스마트폰용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지금은 고등학생ㆍ의사ㆍ가정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개발자로 참여하고 있다. 앱 개발로 몇 억을 벌어들인 스타 개발자들이 출현하고 연관 산업들이 형성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 골드러시에 견줘 "목숨 걸고 굴 속에서 금을 캘 사람보다 삽과 청바지를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갑자기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개발자를 지원하겠다며 여러 대책을 내놓으면서 시장 규모 이상의 관심과 자금이 유입돼 '앱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10년 전 닷컴버블을 거론하는 이들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며칠 전 100명이 조금 넘는 수의 앱 개발자들이 모여 작은 이야기마당을 가졌다. 숱한 행사들에 참석해봤지만 이날만큼 재미있고 흥미진진했던 적은 없었던 듯하다. 그들이 겪었던 기쁨과 우여곡절들이 생생하게 묻어났기 때문이다. 미래의 비즈니스는 거품 속에서 성장한다. 닷컴버블이 인터넷포털들의 산파가 됐듯 앱 거품 속에서 미래의 주역들이 성장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뜨거운 관심이 실질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개발자들이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자주 만들고 이들이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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