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상장사 장외 바이오기업 ‘눈독’

창투사 “우회등록·자금유치 미끼 불리한 계약요구 조심”

“염불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을 쏟는 상장기업들이 많습니다.” 한 대형 벤처캐피털의 바이오 투자심사역은 최근 장외 바이오 기업인 B사의 오너 겸 사장의 마음을 돌리느라 애를 먹었다. B사는 조만간 기술성 평가시험을 통과, 올해 상장이 유력시되는 업체로 최근 한 상장기업으로부터 지분인수 제의를 받았다. “이 투자심사역은 “4~5년 전에 이 업체에 투자해 상장하면 좀 수익이 나나 싶었는데 상장업체가 끼어 들어 잔뜩 바람만 집어넣었다”며 “B사 사장이 상장기업의 제의에 많이 흔들리는 눈치였지만 계약조건에 하자가 많다는 것을 설득해 결국 포기하게 만들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해당 상장기업이 관련 재료를 이미 시장에 흘려 주가를 띄워 놓은 상태라 주식인수 후 평가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고, 주식인수 이후에는 재료 노출로 주가가 빠질 수밖에 없어 실익이 없다는 점을 주지시켰다”고 설명했다. 다른 벤처캐피털 관계자도 “상장기업에 계열사로 편입된다 하더라도 자금 지원 등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으면 우회상장에 따른 과실은 상장기업이 독차지하게 된다”며 “창투사 입장에서도 대부분의 지분이 6개월 이상 보호예수로 묶인 경우가 많아 수익을 챙기기가 만만찮다”고 말했다. 그는 “자금에 목말라 하는 바이오 기업으로서는 상장기업의 제안이 솔깃하겠지만 한 꺼풀만 벗겨 보면 불공정 계약이 적잖아 오너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한 창투사 임원은 “계약이 사적 영역인 만큼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지만 최근 우회상장한 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어차피 상장심사로는 시장 진입이 어려워 낮은 평가를 감수하고서라도 우회상장을 택하는 것”이라며 “기업내용이 좋은 일부 장외 바이오 기업마저 자금유치를 ‘미끼’로 접근해 오는 불순한 상장기업들에 의해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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