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민 대출문턱 갈수록 높아진다

저축銀 심사 강화로 신용대출 사실상 중단

‘어디 돈 구할 데 없나요.’ 제2금융권의 소액 신용대출이 사실상 중단돼 급한 생활자금을 필요로 하는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다행히 돈을 빌리더라도 금리마저 최소 연 30%에 달하는 고금리여서 연체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자칫 잘못해 사채로 눈을 돌릴 경우 살인금리에 허덕이게 된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중단=대부분 상호저축은행은 신규 신용대출을 전면 중단하고 담보대출에만 주력하고 있다. J저축은행의 경우 하반기 들어 신용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최근 이 저축은행을 찾은 A씨는 “500만원을 대출하기 위해 찾았으나 신용을 확인하지도 않고 신용대출은 아예 불가능하다는 말만 듣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일부 저축은행은 대외적으로는 소액에 한해 신용대출을 해준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대출심사를 강화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S저축은행은 300만원까지 신용대출을 해주고 있지만 대출심사를 무려 6단계에 걸쳐 진행하고 있어 웬만해서는 이를 통과하기 힘들다. S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일부 지방 저축은행들의 경우 소액 신용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문을 닫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많은 저축은행이 아예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다”며 “신용대출을 하기 위해서는 심사를 대폭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최소 30%의 고금리=S저축은행은 신용대출 금리를 36%로 일괄 적용하고 있으며 H저축은행은 신용도에 따라 30~40%의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GE캐피탈이나 씨티파이낸셜 등 신용대출에 힘을 쏟는 금융회사들도 30~40% 수준의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수수료는 저축은행보다 좀 낮지만 한도를 대폭 축소했다. 대형 대부업체들의 대출금리는 65~66%에 달한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저축은행들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는 금리가 20% 수준인데다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신용상태가 낮고 연체율도 높아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비제도권인 사채시장의 금리는 살인적이다. 매월 30%의 대출금리를 적용, 연리로 계산하면 360%에 달한다. 연 1,000%가 넘는 고금리를 적용하는 사채업체가 적발되기도 했다 ◇연체 악순환 이어져=소액 신용대출이 어려워진데다 대출금리는 낮아지지 않고 있어 서민들의 연체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카드 연체로 신용불량자가 됐던 경험이 있는 Y씨는 “집 전세금을 털어서 카드 연체금을 모두 갚았는데 생활자금이 부족해 다시 고금리의 신용대출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마땅히 잡힐 담보가 없어 대부업체말고는 돈 구할 방법이 막막하다”고 털어놓았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돈을 구하지 못하는 서민들의 경우 돈 구할 방법이 막막한 상황”이라며 “시중은행이 단순한 채무상황만을 고려하지 말고 창업자금 등에 대해서는 대출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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