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경기도내 소상공인들에게 정책 자금을 대출해 주면서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턱없이 높은 이자를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농협으로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들로부터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2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농협은 지난 2007년 5월 경기도와'소상공인 지원자금 대여 및 운용에 관한 위탁협약'을 맺고, 독점으로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에게 대출(융자)을 해주고 있다.
경기도가 농협과 손잡고 실시하고 있는 소상공인 지원 대상은 창업자금지원과 경영자금지원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농협은 소상공인들에게 창업자금과 경영자금을 각각 최대 5,000만원 이내로 대출해주고 있다. 대출에 따른 상환 조건은 4년(1년 거치 3년 상환)이고, 적용 금리는 고정금리로 4.3%다.
농협은 지난 2008년부터 올 들어 9월까지 1만1,104명의 소상공인들에게 2,167억 원을 대출해줬다. 또 대출을 지원 받은 소상공인은 모두 1만1,104명이다.
경기도는 농협으로부터 대출지원을 받은 소상공인이 물어야 하는 이자 부담을 일부 덜어주기 위해 농협에 이자를 보전해주고 있다. 경기도가 소상공인들을 위한 이차보전율은 1.7%이다.
경기도가 농협에 보전해준 이자는 2008년 2억5,000여 만원, 2009년 7억5,000여만원, 2010년 11억5,000여 만원, 2011년 13억, 2012년 12억, 2013년 9월 현재 9억원 등 모두 55억5,000여 만원에 달한다.
농협은 소상공인으로부터 4.3%, 경기도로부터 또다시 1.7% 지원받아 사실상 6%의 이자를 챙겨왔다. 이 같은 금리 조건은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최소한 1%포인트 이상 높다는 지적이다.
농협은 서울시 소상공인에게는 경기도 소상공인에 비해 0.9%포인트 낮은 이자를 받고 있다. 농협은 서울시 소 상공인에게 5.11%(3,000만원 이하 5.09%, 3,000만원초과 1억원 이하 5.15%)의 대출이자를 받고 있다. 더구나 농협이 독점하는 경기도와 달리 서울시는 농협 말고도 금리가 낮은 14개 시중 은행에서 자유롭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반은행의 서울시 소상공인 대출 이자는 국민은행 대출 이자율은 4,72%, 기업은행 4.88%, 신한은행 4.7%, 외환은행 2.9%, 우리은행 4.56%, 하나은행 4.98%이다. 대출을 원하는 소상공인들이 각 은행들이 예시하고 있는 이자를 보고 대출은행을 선택할 수 있다.
서울시 역시 대출 받은 소상공인들의 금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2%의 이차 보전을 해주고 있다.
경기도는 최근 농협에 소상공인 자금 대출 이자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도 관계자는 "농협이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소상공인들에게 높은 대출 이자를 받고 있다"며 이자율 하향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서울시는 보증기관에서 100%의 보증서를 발급해준 반면 경기도는 90%만 보증서를 발급해줘 그 만큼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금리를 높일 수 밖에 없다"면서 "현재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바뀌면 금리를 낮출 수 있다"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