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잘나가던 美도 "유가 때문에"

투자·소비위축 불러 성장세 둔화 전망

올들어 인플레이션 없는 고성장을 누려온 미국경제도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악재를 만나 ‘스태그플레이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모건스탠리 투자은행 등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33달러(WTI 기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성장률을 20년 만의 최고 수준인 4% 이상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을 훌쩍 넘어서면서 물가불안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유가상승은 비용증가에 따른 기업의 수익감소, 소비자들의 구매력 축소 등으로 이어져 소비 및 투자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으로 고유가 부담으로 투자와 소비가 위축될 경우 성장세도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버너는 “유가 강세가 지속되면서 지난 70년대 지구촌을 난타했던 스태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올들어 5월까지 유가상승 여파로 인한 미국 소비자와 기업들의 손실규모는 각각 540억달러, 3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실질구매력은 그만큼 감소했기 때문에 소비를 확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또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비용 증가로 투자의욕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선진권 가운데 경기회복이 가장 더딘 유럽연합(EU)은 그동안 유로 강세에 힘입어 인플레 압력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입물가 상승압력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더욱이 EU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하는 독일의 경우 게르하르트 슈뢰더 정권의 경제개혁 지연, 노사분쟁 등으로 산업생산이 부진해 EU 전체가 다시 경기침체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권도 인플레 우려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경고등이 잇따라 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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