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된 후 모처럼 활짝 웃었다. 만년 꼴찌를 기록하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11일 한국생산성본부가 선정, 발표하는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은행 부문 1위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이날 아침 사내 특별방송을 통해 “국민은행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기업의 여러 가지 중요한 경영성과 중에서 가장 쉽지 않은 것이 고객만족에 대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성과를 받는 일”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국민은행에 고객만족도 1위는 특별하다. 고객수 2,500만명, 지점수 1,100여개에 달하는데다 고객의 대부분이 서민고객으로 ‘국민은행은 바쁘고 불친절한 은행’이란 낙인이 찍혀 있었다. 고객들의 불만에 대해 직원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자포자기의 분위기였다. 지난 99년부터 2004년까지 한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NCSI 조사에서 꼴찌를 도맡았다.
그러나 강 행장이 취임한 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강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더 편리하고 더 효율적이고 더 우수한 금융서비스로 고객들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리딩뱅크의 위상을 잃게 된다”며 고객만족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 결과 지난해 2위에 이어 2년 만에 1위에 올랐다. 외환은행 인수 불발로 침잠해 있던 국민은행 분위기가 고객만족도 1위 은행 선정으로 반전의 계기까지 잡았다.
강 행장은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일등은행의 유지는 일등은행에 오르는 것보다 더 힘들고 책임 있는 일”이라며 “내년에도 더 좋은 서비스와 더 큰 만족을 위해 다시 한번 신발끈을 단단히 동여매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