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새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웃음·눈물 주는 노년의 로맨스


나이가 들었다고 사랑도 늙는 건 아니다. 첫 눈에 반하는 설렘도, 이별에 대한 두려움도 젊은이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일흔이 넘은 노인들의 사랑과 우정을 담은 작품이다. 스스로 "내일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라 말하는 그들에겐 사랑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젊은이들만큼 사랑하고 행복해할 감정은 충분하다. 오늘 '사랑합니다'라고 말하지 않으면 다시는 말할 수 없을 지도 모르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파지를 주워 힘들게 살아가는 송씨(윤소정)에게 반한 우유 배달원 김만석(이순재)과 치매에 걸린 아내(김수미)를 극진히 보살피며 주차장 관리를 하는 장군봉(송재호) 등 네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다. 겉으론 투덜대면서 "남은 우유니깐 가져가서 먹으라"고 송씨의 주머니에 우유를 찔러 넣는 김만석의 모습과 생일날 선물 받은 머리 핀에 감동해 잠자리에서까지 끼고 자는 송씨의 모습은 젊은이들이 연애하는 모습과 다르지 않아 웃음을 선사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다 큰 자식들은 명절에도 집에 찾아오지 않고 치매 걸린 아내를 동반자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장군봉의 이야기는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노인을 부양하는 젊은이들이 줄어드는 현실을 가슴 아프게 보여준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노인도 사랑할 줄 아는 인간'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를 섬세하게 전달한다는 데 있다.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욕쟁이 할아버지'에게도 눈 밭에서 세 시간 동안 사랑하는 여자를 기다리는 순애보가 있고 파지를 주워 하루 하루 살아가는 할머니지만 돈을 모아 멋진 장갑을 선물하는 애정이 있음을 말이다. 드라마와 연극,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순재씨는 사랑에 빠진 욕쟁이 할아버지를 감칠나게 표현해 영화를 활기 있게 이끈다. 그의 에너지는 이 영화가 노인의 사랑을 다뤘다는 점을 잊게 할 정도다. 이목구비가 커서 항상 악역만 맡았다는 윤소정 씨는 늙은 나이에 큰 사랑을 받아 행복해하는 지고지순한 할머니 송씨 역을 맡아 진심으로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아내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하는 송재호씨와 치매에 걸린 역을 맡은 김수미씨 역시 자신의 몫을 해내며 노년 배우의 힘을 보여준다. 작품은 인기 웹툰 만화가 강풀의 동명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덕에 한 장면 한 장면에 담긴 에피소드가 풍성해 젊은이들에게도 충분한 공감을 얻으며 웃음과 눈물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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