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포커스] 지갑 활짝 연 신흥국 부자들, 글로벌 명품시장 구세주로



중국, 인도 등 명품 소비 증가세에 제2 전성기 도래 직영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온라인 마케팅까지 강화 글로벌 금융위기로 극심한 침체에 빠졌던 명품업체들이 되살아났다. 지옥 언저리까지 추락했던 명품 시장 기사회생의 일등 공신은 중국과 인도, 남미 등 신흥경제국 부자들이다. 올 들어 지갑을 활짝 연 신흥국 부자들은 자국 명품 시장의 성장세를 이끄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유럽 등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지역을 여행하며 선진국 명품시장에서도 ‘큰 손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의 왕성한 소비에 힘입어 올해 명품 시장은 글로벌 위기 이전의 호황 수준으로 복귀하는 데 이어 내년까지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명품 업체들도 매장 확대와 신흥시장 직접 진출, M&A(인수ㆍ합병), 소셜미디어와 같은 신규 마케팅 채널 도입 등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중국ㆍ인도인 미국ㆍ유럽서도 명품 싹쓸이=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가 최근 내놓은 명품시장 동향에 따르면 명품업계는 지난해 8%의 역성장을 기록했던 지독한 침체에서 벗어나 올해는 10% 이상 성장하며 1,680억유로(2,35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업계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2007년의 1,700억유로(2,386억달러)와 맞먹는 수치다. 올해 연말 세일기간에 예상 밖 호조를 보일 경우 2007년의 기록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 3ㆍ4분기부터 2009년 4ㆍ4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던 암울한 기억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명품시장을 끌어올린 최대 성장 동력은 중국이다. 중국의 명품 시장은 올해 전년 대비 30%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명품족들은 중국 시장은 물론 미국, 유럽 여행에서의 활발한 명품 쇼핑으로 이 지역 시장 부활도 주도하고 있다. 올해 미국 명품시장이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12% 이상 성장할 것을 예상되는 데는 중국 관광객의 기여도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런던에서도 영국을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지난 2ㆍ4분기 런던시장 판매량 가운데 30%는 영국인 관광객에 의해 창출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인도인들도 명품시장의 떠오르는 큰 손이다. 인도 명품시장은 중국에 비하면 아직 규모가 작다. 하지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인도 명품시장은 연간 25%씩 커지고 있는 고성장 시장이다. 명품에 대한 관세장벽이 높아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장애요인들이 개선된다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인들은 자국의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대신 유럽 현지에서의 명품 쇼핑을 즐기기도 한다. 인도 바이드야나드그룹의 비크람 바이드야나드(32) CEO는 “에르메질도 제냐 양복과 버버리 셔츠, 구찌와 프라다 구두를 사기 위해 런던으로 가곤 한다”며 “(유럽을 찾는 것은) 쇼핑할 때의 기분까지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추가 성장 위해 M&A에서 페이스북 진출까지 노려=급부상하는 신흥 소비계층 덕분에 고속 성장기로 재진입한 명품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에서의 우위 선점을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시장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에 대한 M&A를 시도하는 한편 신흥시장으로의 직접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확대하고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한 홍보에 나서는 등 정보기술(IT) 활용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명품업계에서 ‘M&A의 귀재’라 불리는 베르나르 아르노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그룹 회장은 최근 실적 호조로 부쩍 늘어난 현금을 들고 에르메스 사냥에 나섰다. LVMH가 지난 달 25일 에르메스 지분 17.1%를 사들인 후 에르메스 일가의 강력한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지만 루이비통ㆍ부쉐론ㆍ이브생로랑ㆍ발렌시아가ㆍ보테가베네타ㆍ펜디ㆍ도나카란ㆍ겐조 등을 거느리고 있는 명품왕국 LVMH의 야심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LVMH의 이번 시도는 금융위기로 수그러든 명품업계 M&A 시장의 불씨를 다시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VMH의 행보에 자극을 받은 PPR, 리치몬트 등 다른 명품 그룹도 현재 매력적인 매물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직영 매장 확대 전략을 세운 버버리, 랄프로렌 등은 중국에서의 수익률 확대를 위해 합작을 직영으로 돌리고 있다. 이 밖에 에르메스가 명나라풍 의자와 보석 등을 취급하는 ‘상샤’ 라인를 출시하고 크리스찬디올이 상하이 한정판 제품을 내놓는 등 과거 일본에서 재미를 봤던 현지 맞춤형 마케팅도 활발하다. 젊은 소비계층의 취향에 맞추기 위한 온라인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페이스북 등을 통해 패션쇼 정보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베인앤컴퍼니의 클라우디아 다르피지오 럭셔리 부문 총괄은 “새로운 소비 행태와 트렌드 덕분에 글로벌 위기에서 벗어났다”며 “현재 럭셔리 업계에는 중국인과 남성, 젊은층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명품업체들이 새롭게 분화된 고객층을 유도할 방법을 찾아낸다면 앞으로 10년 동안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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