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6월 9일] 뉴스에 사서 목표에 팔자

증시에는 수많은 투자 격언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애용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루머에 사서 뉴스에 판다’일 것이다. 일명 ‘카더라’라는 미확인 정보에 주식을 산 후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기정 사실화됐을 때 매도해 단기 차익을 챙기는 것을 놓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재빨리 습득하기란 쉽지 않다. 설령 남들보다 먼저 고급정보(?)를 쥐었다고 하더라도 과연 뉴스에 파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효과적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최근 종목의 흐름을 보면 결코 아니다. 과거 코스닥시장이 엄청난 활황을 보이면서 작은 뉴스에도 중소형 종목들이 무섭게 오를 때는 그 격언이 통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요즘과 같은 대형주 중심, 그것도 ‘가는 말만 가는’ 장세 속에서는 다르다. 며칠 전 만난 한 국내 대형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증시의 특징을 ‘실적장세’라고 잘라 말했다. 따라서 실적이 좋은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특히 좋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주 등을 보더라도 오른 종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최근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기아차ㆍ삼성SDIㆍLG화학 등이 대표적으로 말해준다. 실적이 좋은 기업들은 투자자들이 개별적으로 직접 발품이나 손품을 팔아 찾아낼 수도 있지만 뉴스를 통해서도 충분히 접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요즘 잘나가는 우량주에 대한 증권ㆍ산업뉴스는 그동안 얼마나 많이 쏟아져나왔던가. 실적주를 찍었다면 이제는 인내심과의 싸움이다. 단 목표수익률을 설정해놓은 기다림이어야 한다. 따라서 이는 욕심과의 싸움이기도 한 셈이다. 주변에서 만난 본 ‘왕(王) 개미’들은 결코 2배, 3배의 차익을 노리지 않는다. 그들은 이 정도의 수익률을 노리려면 차라리 강원랜드나 과천의 경마장을 가라고 목청을 높이곤 한다. 종목을 정했다면 사자가 사냥을 위해 긴 시간을 웅크리고 기다리듯 목표수익률에 최대한 근접할 때까지 참아야 한다. 목표가 10%가 됐든 30%가 됐든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매도해 수익을 챙기는 것이다. 뉴스에 사서 목표에 파는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에 국내 증시에서 무려 4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월간 규모로 보면 사상 최대다. 부디 이 자금들 가운데 목표수익률도 없이 단지 ‘일확천금’을 노리고 들어온 ‘깜깜이 돈’이 소액에 그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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