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 시장의 약속/사회부 이현우 차장대우(기자의 눈)

『할 일 많은 구청장들을 헛걸음시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어도 됩니까. 조순 시장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그의 업무스타일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지만 떠나는 마당까지 그러다니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입니다.』서울 강북지역의 한 구청장은 조시장이 지난 25일 구청장들과의 만찬간담회를 무산시킨데 대해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온다』고 흥분했다. 시장과 25개 자치구 구청장들과의 간담회는 시·구간의 원활한 업무협조 및 서로의 고충을 털어놓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열리는 모임. 그러나 이날 하오7시 성북동의 한 음식점에서 예정됐던 모임은 조시장이 감기몸살로 컨디션이 안좋아(공보관실 해명) 취소됐다. 모임이란게 그렇듯 갑작스레 중요한 일이 생기거나 피치못할 사정이 있으면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날 모임의 무산과정은 석연치 않았다. 모임취소 연락이 약속시간이 임박한 하오 6시10∼30분에야 취해진 것. 상당수의 구청장들은 이미 약속장소로 출발한 뒤였고 구청장들은 카폰으로 이를 전해듣고 하릴없이 가던 길을 돌렸다. 시청주변에서는 조시장의 컨디션 악화는 형식적인 이유일뿐 대선출마에 대한 구청장들의 비판적 화살을 우려, 일부러 기피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조시장의 업무스타일에 대한 비화가 화제가 되고 있다. 몇몇 구청장은 『그동안의 조시장의 식언이 다시 생각난다』고 말했다. 구의 현안문제를 건의하면 예산·도시계획 차원등에서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해놓고도 나중에 시청 실·국·과 등 실무부서에서 통보되는 결과는 정반대였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언론과 인터뷰하다가 다소 껄끄러운 질문이 나오자 갑자기 책상을 치면서 답변을 못하겠다고 화를 내며 중단한 적도 있다고 한다. 앞으로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조후보는 이런 것보다 몇갑절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이다. 그때도 이런 식의 「피해가기」가 통할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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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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