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에너지절약 공기업이 앞장] “기름 한방울도 소중히…”

“에너지원 안전공급·효율성 높이자”<br>‘저소비사회 만들기’ 실천 적극 나서<br>한전·석유公·광진公· KOTRA등<br>“해외자원 공동개발” 연합전선 구축도


“고유가 극복을 위해서는 에너지 수급 및 가격의 안정이 필요하다. 공공부문이 에너지 효율 향상 사업을 선도하는 한편 에너지절약 분위기 확산에도 적극 나서달라” 지난달 6일 과천정부청사 산업자원부 대회의실에 모인 한국전력, 가스공사, 석유공사, 에너지관리공단 등 산자부 산하 에너지관련 22개 공공기관장들에게 이희범 장관이 당부한 말이다.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분야 공기업들에게 주어진 역할은 크게 두 가지. 국가 에너지산업의 근간으로서 안정적인 에너지원 공급을 책임져야 하는 것과 함께 에너지 사용효율을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저소비사회를 앞장서서 열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날 모임에서 기관장들은 장관의 당부에 동감을 표시했다. 우리경제의 가장 큰 복병인 에너지 고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부터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행사에 참여한 한 기관장은 “에너지를 국민들에게 안정적이고 값싸게 공급하는 것과 에너지절약을 실천하고 홍보해 나가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에너지 공기업들이 모범을 보이자는 뜻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우선돼야 하는 문제는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이를 저렴하게 가공, 기업과 국민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 21일 국내 대표적인 에너지 공기업들이 해외자원 개발을 위해 서로 제휴한 것은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 국제 경쟁력 있는 규모의 에너지 기업을 키우자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그 전단계로서 주요 공기업들이 연합, 공동전선을 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해외자원 개발을 위해 제휴한 공기업은 한국전력공사ㆍ대한광업진흥공사ㆍ한국석유공사ㆍKOTRA 등 4개 기관. 이들은 21일 이희범 산자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날 합의된 해외사업 업무협약의 주요 내용은 ▦해외 투자정보 공유 및 정보수집 협력 ▦해외지사ㆍ통신원ㆍ파견자 등 해외업무 인프라 공동활용 ▦해외자원 및 사업관련 기술ㆍ인력 지원 ▦발전소 건설과 자원개발의 결합 등 해외자원개발 사업 공동참여 등이다. 한국전력의 한 관계자는 “일부 자원보유국들은 자원개발과 발전소 건설을 동시에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국내 관련 공기업들간의 유기적인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공기업들의 협력은 민간기업을 선도해 우리나라 전체의 해외자원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전력 및 6개 발전회사, 수자원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9개 공기업이 25일 ‘신재생에너지 공급 참여 협약식’을 갖고 향후 3년간 총 1조1,000억원을 투자, 신ㆍ재생에너지 생산 및 보급 확대에 적극 노력하기로 한 것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생산되는 신ㆍ재생에너지 양(21만toe)이 투자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수입원유를 대체할 수 있고 기후협약에도 대처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앞장 선다는 면에서 공기업들이 모범을 보인 것이다. 다만 아무리 많은 에너지원을 확보하더라도 값비싸게 공급이 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고유가 등 에너지원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한국전력의 노력은 본받을 만하다. 한전은 조직 및 인력ㆍ기술의 지속적인 변화ㆍ혁신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값싸고 질 좋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소비자 물가는 153% 오른 반면 전기요금은 4.7% 인상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국내 주택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에너지절약 선진국 평균치의 58% 수준이다. 산업용은 60.3%, 농업용은 45.5%에 불과할 정도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가스공사가 최근 이뤄진 500만톤 규모의 LNG 장기계약에서 시의적절한 협상을 통해 LNG 도입가격을 기존 계약에 비해 38% 이상 저렴하게 따낸 것도 성공사례다. 신규 물량이 본격 도입되는 2008년부터는 천연가스 최종 소비자 가격이 10% 인하효과가 생겼다는 평가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에너지 공기업들의 모범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하절기 노타이 복장 및 동절기 내복입기 운동, 건물시설에 대한 에너지관리진단을 통한 소비효율 향상, 차량 부제운영 등을 통해 에너지 소비절감에 앞장선고 있다. 국민적인 에너지절약 캠페인은 에너지관리공단이 앞장을 섰다. 에관공은 최근 ‘선풍기로 시원한 여름나기’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였으며 전국 대학생 등 240명을 대상으로 ‘2005년 에너지인(知人) 견학행사’를 실시, 에너지에 국민의 이해도를 높이고 자발적인 소비절약 분위기를 확산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성근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기관이 솔선해 에너지 절약기술을 기업 등에 보급하고 수요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공기업의 존재이유가 규모의 경제를 통해 공공이익을 창출하자는 것으로, 규모확대에 수반되는 비효율 감소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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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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