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건설업체들이 1조원 규모의 황금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 재건축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들러리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때문에 대구 재건축 사업은 대형 업체들의 나눠먹기로 이뤄져 조합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예정된 대구지역 재건축 사업은 성당주공 2,720가구 등 10개 아파트단지 1만가구 물량이 쏟아져 지역 건설업계 최대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는 올 상반기에 예정된 대구의 재건축 사업은 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등 최대 건설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지역 건설업체들은 거의 참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 건설업체들이 지역 재건축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사업을 추진하고 재건축 조합에서 지역 업체들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최대 재건축 물량인 성당 주공의 경우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참가 제한을 도급순위 전국 20위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 것을 비롯, 중리 주공(1,700 가구)이 전국 35위 이내로 제한하는 등 거의 모두가 지역 건설업체의 참여가 근원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로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대구지역 건설업계는 IMF이전만 하더라도 우방ㆍ청구ㆍ보성 등이 전국 20위권 이내에 들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자랑했지만 최근에는 전국 100위 이내에 드는 1군 업체도 3개사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도급순위 5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실정이다.
또 일부 조합에서는 지역 업체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지역 업체에 한해서는 전국100위~150위 이내로 참여 자격을 완화하고 있지만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업계서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황금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대구지역 재건축 사업은 삼성물산,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 서울지역 대형 업체간의 나눠 먹기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조합원들에 대한 이주비 지원, 대물보상평수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업체들의 로비 등으로 사업 추진위에서 지역 업체들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어 조합원들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다 사업비가 부풀려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김태일기자 ti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