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에코테크노 시대를 연다] <4> 국내업체의 친환경車 경쟁력

日의 38% 수준…특단대책 세워야<br>5社중3社 기술개발 못해 현대·기아차만 '고군분투' 정부 지원 확대돼야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ㆍ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의 경쟁력이 선진 메이커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 최근 산업은행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친환경차 기술력은 일본의 선진메이커를 100으로 놓고 비교했을 때, 38.36에 불과하다. 2005년부터 연간 30만대의 하이브리드차 생산계획을 세운 도요타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져 있는 게 우리 자동차산업의 현실이다. 냉정하게 판단해 보면, 특단의 대책 없이는 따라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친환경차 개발이 더뎌진 것은 여러 요인이 있지만, 신기술 개발보다는 자동차 양산체제에 핵심역량을 집중시켜야 했던 국내 자동차업체의 구조적인 문제가 가장 컸던 게 사실이다. 이와 함께 선진국에 비해 정부의 관심이 크지 않았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또 환란이후 국내 자동차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나타나면서 GM대우ㆍ르노삼성ㆍ쌍용차 등은 사실상 친환경차 기술개발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미국의 빅3(GMㆍ포드ㆍ크라이슬러)가 친환경차 기술 교류를 하고 있는 등 막대한 투자가 소요되는 친환경차 기술개발은 메이커끼리의 기술제휴가 필요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는 아직도 자동차 5개사 중 3개사가 친환경차 기술개발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국내 선두주자인 현대ㆍ기아차가 고군분투하는 양상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최근 환경부에 하이브리드차 50대를 공급하고, 싼타페 연료전지차를 제주도와 미국 하와이에서 시험운행을 하는 등 친환경차 부문에서 차곡차곡 기술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9월 미국에서 벌어진 미셰린 타이어 주최 세계 친환경차 경주대회에서 연료전지를 장착한 싼타페를 출전시켜 배기가스ㆍ이산화탄소배출ㆍ연비부문 각 1위, 소음부문에선 2위를 차지하면서 친환경기술이 앞선 선진 메이커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차 개발은 어느 특정 기업만의 힘으로는 안된다. 친환경차개발 기술은 에너지문제와 환경문제를 해결해주는 공공성이 강한 기술이지만 투자비용이 크고 리스크가 높아 기업이 혼자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친환경자동차 개발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선진국과 비교할 때 정부의 친환경차 개발지원은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최근 민관합동(50대50)으로 연료전지차 개발을 위해 앞으로 10년동안 2,890억원, 하이브리드차에 7년간 1,280억원 등 총 5,910억원을 투자 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비해 미국 정부가 5년간 2조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역시 연료전지차개발에 2년간 680억엔, 유럽은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4년간 21억유로를 지원할 계획이다.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부소장은 “친환경차 상용화를 앞당기려면 정부가 자동차 회사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구입자에게는 세제 지원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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