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드라이버에서 뚜렷이 나타나는 경향은 길이에 대한 것이다. 최근 출시되는 거의 모든 드라이버의 길이가 45인치 정도로 짧아졌다는 점이다. 2년 전만 하더라도 46~47인치 길이의 장척 드라이버가 선풍적인 일기를 끌었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드라이버의 전체 무게가 일정하다는 조건에서는 그 길이가 길어질수록 대부분 골퍼들의 헤드스피드는 증가하게 된다. 장척의 드라이버는 그러한 헤드스피드의 증가를 토대로 거리를 증대시키자는 것이 주요한 원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드라이버의 길이가 줄어들어 45인치에 머무르는 것은 임팩트의 정확성 때문일 것이다.
같은 무게를 유지하면서 드라이버의 길이가 길어진다는 것은 곧 스윙의 아크가 커짐을 의미하고 결과적으로 헤드스피드를 증가시킨다. 하지만 모든 골프클럽은 그 길이가 늘어나게 되면 임팩트의 정확성이 당연히 떨어지는 법. 한 조사에 의하면 우드의 경우 임팩트가 스위트 스폿에서 0.5인치 벗어날 때마다 7% 정도의 거리 손실이 나타난다고 한다. 드라이버로 평균 250야드를 치는 골퍼라면 스위트 스폿에서 0.5인치 벗어난 샷을 하면 약 15~20야드의 거리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가 본인의 잠재력만큼 드라이버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헤드스피드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정확하게 스위트 스폿에 볼을 맞추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 최근 드라이버의 개념인 것이다. 즉 45인치 드라이버는 46~47인치의 장척의 드라이버보다 헤드스피드는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그만큼 페이스 중심에 볼을 임팩트 시키는 확률은 향상되며 그것이 아마추어들에게는 안정적인 거리를 확보하는 첩경이 된다는 것이다.
TV 중계를 통해서 보는 유명 프로 선수들의 드라이버 길이는 예전부터 평균 44.5~44.75인치 정도이며 45인치를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러한 사실은 프로들에게도 역시 정확한 임팩트가 드라이버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며 동시에 방향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입증하는 셈이다. 어쩌다 한번 잘 맞은 ‘슈퍼 샷’ 보다는 일정한 거리를 반복하며 안정성을 확보하는 ‘나이스 샷’이 핸디캡을 낮추는 길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