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美 '카다피 축출' 전방위 압박

수도 인근 자위야에서 대규모 무력충돌 반정부 세력의 무력공세와 국제사회의 퇴진 압력에도 꿈쩍 않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축출하기 위해 미국이 전방위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리비아 내 미국인 철수를 기점으로 카다피 퇴진을 공식 촉구하고 나선 미 정부는 리바이에 대한 군사개입 준비에 돌입하는 한편 3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동결시키는 등 다각도에서 카다피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친카디피 세력은 이런 가운데 수도 트리폴리 인근의 자위야를 반정부 세력으로부터 되찾기 위해 지난달 28일과 1일 연이어 반격에 나서면서 또다시 대규모 유혈충돌을 빚었다. 자위야는 트리폴리로 향하는 서쪽 길목이자 정유시설이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여서 카다피 지지세력과 반정부 세력은 앞으로 이곳에서 치열한 교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리비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강하고 신속한 반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카다피는 리비아를 통치할 정당성을 상실했다”며 즉각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 카다피가 해외망명을 택하는 것이 리비아 사태의 해결 방안이 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같이 말하고 “카다피 정권의 군용기 사용을 막기 위해 리비아를 비행금지 구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포함해서 카다피 퇴진에 필요한 조치들을 동맹국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실제 군사와 재정의 측면에서 리비아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는 리비아 상공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적극 검토하면서 현재 핵 추진 항공모함을 지중해와 연결된 수에즈 운하의 홍해입구 쪽으로 전진 배치시키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또 미 재무부는 사상 최대규모인 300억달러 규모의 리비아의 미국 내 자산동결 조치를 내렸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이날 하원에 출석, 리비아 상공에 대한 군사적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을 주축으로 한 국제사회의 이 같은 압박에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카다피의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다. 카다피는 이날 미국 ABC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국민은 나를 사랑한다”며 “자신은 대통령이나 왕이 아니기 때문에 사임할 이유가 없다”고 밝혀 국내외의 퇴진 압박을 일축했다. 그는 또 자신은 “테러리스트들”에 맞서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서방국가들이 “리비아를 차지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동 다른 국가들의 시위 양상은 확산 일로에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오만의 반정부 시위가 수도 무스카트로 확산되고 있다며, 튀니지발 민주화 시위가 아라비아반도의 오만 중심부까지 번져 감에 따라 대규모 시위 물결이 페르시아만의 다른 국가로 추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만에서는 지난달 28일 제2의 항구이자 정유시설이 밀집지인 소하르로 진입하는 도로에서 시위대 700여명이 경찰과 충돌했으며, 수도에서도 소규모 집회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에서도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거국적 연립정부 구성을 야권이 거부한 가운데 1일 ‘분노의 날’을 맞이했다. 야권은 이날 전국적인 집회를 주도하며 살레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신경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