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은 지난 10년간 대부분 선진국을 크게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세계 시장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최근 양적완화 축소 발표와 함께 신흥국의 신용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머징마켓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그럼 투자처로서 이머징마켓의 매력은 사라진 것일까. 물론 단기적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의 자산 매입 축소가 달러화의 강세를 촉발해 이머징마켓 통화의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이머징마켓의 통화 가치는 선진국 통화 대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머징마켓의 장기 성장 전망은 여전히 밝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통화정책이 정상화되면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은 경제적 펀더멘털이 될 것이고 이머징마켓 통화 변동성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머징마켓에 투자할 때 투자자들이 기억해야 할 점은 단기가 아닌 중장기 투자를 통해 꾸준한 성과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이머징마켓이 다소 실망스러운 실적을 보인 것이 사실이나 단기적 성과만을 바탕으로 판단하면 이머징마켓의 높은 성장 잠재력이 주는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를 보자. 중국 경제는 현재 성장률 둔화를 보이며 많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다른 시각으로의 해석도 가능하다. 중국은 오랫동안 투자 중심이었던 경제정책을 소비 중심으로 개혁하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가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그 과정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경제 개혁이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러시아는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 확대로 전망이 긍정적인 이머징국가 중 하나이다. 2014년 동계 올림픽과 2018년 월드컵 개최로 인프라 투자가 활성화될 것은 물론 정부가 과거의 투자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세안(ASEAN)은 이미 지난 5년 연속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음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인구 6억명에 달하는 거대한 내수 시장으로 지속적이고 우월한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세안은 젊은 층이 두터운 '성장하는 인구 구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국가 경제의 성장은 물론 기업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처럼 당장 경제지표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각 이머징마켓이 보유한 성장 잠재력을 잘 살펴본다면 좋은 투자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 이것이 인내심을 갖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