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7일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국민의 정부 5년 정책평가 보고회`를 가졌다.
국무총리 심의기구인 정책평가위(위원장 조완규)는 지난해 7월부터 평가위원 30명과 각 분야 민간전문위원 37명 등을 참여시켜 98년-2002년까지 국민의 정부 주요정책을 선정, 평가했다. 조 위원장은 “시험성적으로 치면 국민의 정부는 B+ 이상은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향후 추진과제로 국제유가, 부동산, 가계신용등 불확실성에 대비한 중장기적 안정성장전략 모색, 벤처기업 확인제도 폐지, 비정규직 노동자 대책, 대북 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충 등을 제시했다. 다음은 보고내용.
(주요성과)
◇경제 = 외환보유액을 조기에 확충, 국가부도 위기를 해소했으며 외환ㆍ자본 자유화를 통해 자본시장 선진화에 노력했다. 기업ㆍ금융ㆍ공공ㆍ노동 등 4대부문 구조개혁을 추진, 투명성을 제고해 기업의 자산대비 부채비율이 97년 396.3%에서 2002년 6월 135.6%로 낮아졌다. 사회간접자본 확충, 정보통신산업 육성 등의 정책으로 전(全)산업에서 IT(정보기술) 산업 비중이 7.7%(97년)에서 15.6%(2001년)로 신장됐다. 일자리 창출, 물가안정 등 중산ㆍ서민층의 생활안정을 위한 정책으로 98년 6.8%였던 실업률이 2002년 3%로 낮아졌다.
◇통일ㆍ외교ㆍ사회 = 대북포용정책의 일관된 추진으로 남북 화해ㆍ협력ㆍ교류 활성화의 토대를 구축했으며, 분단후 처음으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해 9월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여는 등 남북관계 발전 전기를 마련했다.
국민기초생활 수급자가 97년 37만명에서 2002년 139만명으로 확대됐고, 국민연금 가입대상자도 784만명(97년)에서 1,639만명으로 증가했다. 지난 5년간 실업급여는 180만명에게 3조8,000억원이 지급됐으며, 실업자 대부도 23만명을 상대로 1조5,000억원이 지급되는 등 취약계층 생활안정 지원에 주력했다.
중학교 무상의무교육과 만 5세아 무상교육제도 도입, 초ㆍ중ㆍ고교 학급당 학생수의 35명이내로의 감축 등 성과가 있었으며 1만64개교 21만4,000교실의 인터넷 네트워크화가 이뤄졌다.
(향후과제)
◇경제 = 위원회는 유가의 불확실성 및 부동산, 가계신용 등 대내외 경제 불안 변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적 안정 성장 전략을 모색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부터 본격 협상이 시작되는 도하개발아젠다(DDA)의 경우 향후 개방에 따라 농업 분야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감안, 농업 분야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위원회는 평가했다.
위원회는 2005년까지 벤처기업에 대해 세제ㆍ기업규제 부문에서 특혜를 주는 `벤처기업 확인 제도`를 폐지하도록 권고했다. 이 같은 방안은 벤처 기업에 대한 지원을 시장에 맡겨 내실화해야 한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이어 올해부터 25년간 금융권에서 20조원, 재정에서 49조원을 부담하도록 한 공적자금 상환대책이 세대간, 예금보호대상 금융 기관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매 5년마다 실시되는 중간 점검 때 이런 문제점을 시정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체제에 대해서도 감독당국의 일방적인 규제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가 제각각 추진해 중복투자가 염려되는 전자 상거래 분야는 기획ㆍ조정 기능이 보다 강화돼야 할 것으로 평가됐다.
위원회는
▲도산3법의 조기 통합
▲지역ㆍ계층간 균형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대책 등도 새 정부가 역점을 두어야 할 정책으로 꼽았다.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적자에서 허덕이는 지방 공항의 경영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외교ㆍ안보ㆍ사회 = 통일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한ㆍ미 동맹 관계를 공고히 유지하는 한편 국방 연구개발 및 방위산업의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대북 정책 결정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가계의 의견을 수렴,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 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위원회는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한 범정부적 대책이 강구돼야 함도 지적했다.
또 반부패 유관기관간 명확한 역할분담과 고위공직자 비리근절을 위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건강보험의 재정안정화 방안
▲지방대학 육성책
▲정부 개방형 직위제ㆍ성과 상여금 제도 활성화 방안 등도 새 정부가 신경 써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제시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