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신용경색 확대일로] "3분기 환매요청 개시" 긴장 고조

헤지펀드들 대규모 손실 대비 자산매각 나설수도<br>"손버그 파산보호 신청땐 프라임모기지 퇴출 신호탄"<br>전체 모기지로 확산될 경우 실물경제 타격 불가피


전세계 헤지펀드들은 15일부터 바짝 긴장해야 한다. 3ㆍ4분기 환매 요청이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의 헤지펀드들은 일반적으로 분기가 끝나기 15~45일 전에 환매를 요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환매금액을 맞추기 위해 분기 말까지 보유 유가증권을 시장에 팔아 돈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여파로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터여서 투자자들의 환매요구가 시장이 정상적일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때로는 프랑스 BNP파리바은행의 펀드나 골드만삭스의 퀀트펀드와 같이 투자자들의 패닉 현상 또는 비이성적 상황이 야기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헤지펀드들이 대량의 환매요구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때를 맞춰 미국 서브프라임에서 생긴 금융경색이 우량 채권시장으로 확산되고 있어 펀드들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자산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실 서브프라임발 유동성 경색 현상은 확산일로에 있다. 투자자들의 펀드 탈출 현상인 펀드런은 이어지고 그 동안 위태로웠던 기업어음(CP) 시장에 본격적으로 불똥이 옮겨 붙고 있다. 게다가 그 동안 무풍지대로 여겨져왔던 프라임 모기지 업체도 일부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한 것으로 나타나 서브 프라임 부실이 미국 모기지 산업 전반에 확산되고 프라임 모기지 업체의 퇴출사태로 비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프라임 모기지 회사인 손버그는 14일(현지시간) 자금조달을 하지 못해 배당금 지급일을 오는 9월17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만약 손버그가 파산보호 신청 대열에 합류한다면 프라임 모기지 회사 퇴출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우량 모기지 회사들도 부실화되고 있는 것은 모기지 판매 중개업자들이 비우량 자산과 우량자산을 묶어 파는 이른바 콘두이트(conduits) 판매를 해왔기 때문이다. 래리 골드스턴 최고운영책임자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파산보호 신청을 할 계획은 없다”며 “9월 중 모기지 상환금이 들어오면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손버그는 이번주 들어 갑자기 추가담보를 요구하는 마진콜(margin call)에 시달려왔고 무디스,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 신용평가기관도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자금난에 봉착한 알트에이(alt-A) 모기지 회사인 아메리칸 홈 모기지(AHM)가 법원에 파산신청을 제출, 모기지 산업의 전염확산을 예고했다. 프라임 모기지의 이자율도 치솟는 추세다. 41만7,000달러까지 고액 대출이 가능해 점보론의 평균 금리는 5월 6.5%에서 7월 7.1%로 치솟은 뒤 이달 들어 7.34%로 급상승했다. 일부 은행들은 8%까지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70여개의 크고 작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회사가 파산신청을 냈거나 위기에 몰려 있다. 모기지 산업 전체에 불똥이 옮겨 붙는다면 미 경제의 최대 악재인 주택경기의 추가 하락과 실물경제에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수십만명의 주택소유자가 모기지를 갚지 못해 수많은 모기지 회사와 주택건설업체가 파산에 빠질 것”이라면서 “이는 소비둔화와 연결되면서 미 경제가 시스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캐나다 17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ㆍasset-backed commercial paper) 발행 금융기관들이 차환발행에 실패, 14일 시중은행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하면서 회사채 시장에 이어 CP시장까지 얼어붙을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동맥경화 현상이 초래될 경우 소비침체와 기업투자 위축이 맞물려 미국 경제에 새로운 위기 요소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이날 2조2,000억달러 규모인 미국 CP시장이 서브프라임 부실 영향권에 들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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