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당대표와 4명의 최고위원을 맞은 한나라당의 행보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치열한 전당대회를 거쳐 출범한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는 집권여당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후반기 국정을 뒷받침하고 내년 19대 총선은 물론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최근 포퓰리즘 경쟁을 벌리는 과정에서 퇴색된 보수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2012 함께! 새 희망을 말하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과연 당원은 물론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당대회 경선룰에 관한 당헌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해 혼란을 빚었고 전당대회에 출마한 7명의 후보들의 경우 국민을 위한 참신한 정책 경쟁이나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근거없는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이 난무했다.
이런 점에서 새 지도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내 화합을 이루는 일이다. 지난 4,27 재보선 참패와 당내 권력다툼 등을 거치면서 국민의 눈에 한나라당은 사분오열된 당으로 비취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재보선 참패에 따른 반작용이라는 측면이 있지만 지난 5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의 교체 이후 지나치게 포퓰리즘으로 흐르면서 한나라당이 과연 보수정당인가 하는 의구심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전당대회 이후 이 같은 정체성 혼란이 심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치의 속성상 어느 정도의 포풀리즘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기본가치관과 방향을 상실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포퓰리즘적 정책에 편승하고 한술 더뜨는 것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가 아닐 뿐만 아니라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새 지도부는 "보수 정체성을 지켜야 하며 '짝퉁 민주당'이 돼서는 안된다"는 일부 후보들의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청와대는 물론 정부와 소통과 정책조율을 강화하고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일도 새 지도부의 중요한 책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위한 최선의 준비는 포퓰리즘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성공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