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관세 철폐따라 값 4~6% 인하 효과<br>소형차·친환경차 등 다양한 차종 선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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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내년부터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미국차들의 공세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미국 자동차 업계가 저가 소형차 도입을 시작으로 수입차종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보여 국내 자동차 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차 값 얼마나 싸지나=9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한미 FTA가 발효되면 8% 미국차 수입 관세가 즉시 철폐됨에 따라 현재 판매되고 있는 미국차 가격이 최대 770만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단순 계산으로는 평균 4~6%까지 가격 인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원ㆍ달러 환율까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미국산 브랜드 차 값은 경쟁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델별로 보면 최대 가격 인하폭인 6%를 적용했을 때 GM의 플래그십인 에스컬레이트 플래티넘 에디션의 경우 774만원 하락한 1억2,900만원가량까지 떨어질 여지가 생긴다. 크라이슬러의 베스트셀링카인 300C 시그니처 2.7은 4,980만원에서 최대 4,681만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 포드의 효자 모델인 3,496㏄ 토러스 역시 228만원가량 싸진 3,572만원으로 내려가 그랜저 330 최저가 모델(3,592만원)보다 20만원이 더 싸진다.
◇다양한 차종 선보인다=또 다양한 차종이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한국의 환경규정이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 시장보다 엄격해 한국 기준에 맞는 차량을 따로 제작해야만 국내에 들여올 수 있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안전 및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통과한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판매가 완화돼 각종 규제 때문에 국내 진출이 어려웠던 모델들이 잇따라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저가 소형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국내 반입이 쉬워진다. 이의 일환으로 GM대우는 미국산 시보레 브랜드 도입을 가속화하는 반면 GM코리아는 캐딜락 등 고가 브랜드 위주로 라인업을 짜겠다는 전략이다.
포드의 경우 내년 퓨전과 포커스 등 대표 소형차를 들여올 예정이며 수입하기 힘들었던 대형차 링컨 모델 출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라이슬러 역시 피아트를 플랫폼으로 한 소형 신차의 국내 도입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한미 FTA로 미국 차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이는 곧 수입차 저변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시장 개방 초기인 지난 1994년 미국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49.2%로 유럽산 수입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에는 59.1%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일본차가 들어오고 낮은 연비와 낙후된 디자인 등으로 고객 불만이 쌓이면서 점유율은 하락세를 지속했다. 올해 10월까지 미국산 차 점유율은 8.4%인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