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총선 공천 신청을 마감하고 새누리당 역시 예비후보 속속 출사표를 던져 4·11 총선 ‘빅매치’의 대진표가 드러나고 있다. 여야의 잠룡급 후보들이 4월의 예비시험을 통과해 웃으며 연말 본선을 준비할 수 있을 지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을 배출한 한국의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는 4선에 장관과 당대표를 지낸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일찌감치 깃발을 꽂았다. 새누리당에선 대변인을 지낸 조윤선 의원이 젊음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밀리며 또 다른 큰 카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동관 청와대 전 홍보수석이 “이명박 정부의 자산과 부채를 걸고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종로의 정치적 의미와 상징성으로 볼 때 정 고문과 이 전 수석간 대결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새누리당의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정몽준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 을도 격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의 차세대 주자인 천정배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다 정치적으로 가까운 이계안 전 의원에 양보하면서 현대그룹 오너와 CEO(최고경영자) 출신간 맞대결로도 흥미를 끌게 됐다. 정 의원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6남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최대주주며 이 전 사장은 현대차 사장과 현대카드 회장을 지냈다.
2007년 대선의 민주당 후보였던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이 출마 의사를 밝힌 서울 강남을은 여야 없이 예선부터 한치도 양보 없는 전쟁터다. 정 고문은 당장 먼저 기반을 다져온 같은 당 전현희 의원과 일전을 벌여야 한다. 새누리당도 정동기 청와대 전 민정수석, 허준영 전 경찰청장, 맹정주 전 강남구청장 등 거물급이 나선 가운데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전략 공천설도 나오고 있다. 김 전 본부장과 정 고문은 자유무역협정(FTA) 찬반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어서 둘의 맞대결 여부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야권의 PK 바람몰이에 선봉장인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부산 사상)과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간 맞짱 대결은 홍 전 대표가 14일 자신의 지역구(동대문을)에 전략 공천을 원한다는 뜻을 밝혀 사실상 무산됐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고,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은 총선 불출마 뜻을 밝혀 직접 일전을 치르지는 않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