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재벌가(家)에서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부자(父子)간 법정다툼이 벌어져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 CBS 방송을 소유하고 있는 바이어컴의 최고경영자(CEO) 서머 레드스톤이 딸인 샤리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아들 브렌트의 지분매각을 제한한데 대해 아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
레드스톤은 지난해 포천지 선정 미 100대 부자 순위에서 20위를 차지한 미국 미디어업계의 거목으로 지주회사 격인 내셔널 어뮤즈먼트를 통해 바이어컴과 CBS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레드스톤의 아들 브렌트가 이달 초 내셔널어뮤즈먼트를 상대로 지분 매각 제한조치 해제를 요구하는 소송을 메릴랜드주 법원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브렌트는 소장에서 “아버지가 자신의 경영참여를 차단하기 위해 불합리한 제한조치를 부과하고 있으며 바이어컴이나 CBS 주식 취득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렌트는 80억달러에 이르는 내셔널 어뮤즈먼트의 지분 가운데 6분의 1을 가진 대주주이지만, 지분을 가족에게 장부가격으로만 매각할 수 있도록 옵션이 걸린 상태다.
서머는 아들에게 지분 일부를 넘겨주긴 했지만 상당기간 동안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한했고, 반면 샤리는 지난해 바이어컴 부회장으로 임명되는 등 아버지의 지원 아래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단계를 착실히 밟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