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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양숙 여사, 설마 승합차 타고 나갈 줄은…'
예상 못한 방법으로 사저 앞 취재진 따돌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reporter@hankooki.com
'007 작전이 따로 없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이 검찰에 출석하는 과정이 '첩보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긴박했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11일 부산지검으로 소환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9시40분까지 11시간 동안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언론은 이튿날 오후에야 권 여사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검찰이 전직 대통령 등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권 여사를 부산지검으로 불러 비공개 조사를 한 데다, 권 여사가 기자들조차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경남 진영군 봉화마을 사저를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의 비서관과 수행원들이 탑승하는 승합차를 타고 사저 밖으로 나갔다. 승합차 뒷좌석에 앉으면 탑승자가 누구인지 식별이 불가능하다. 취재진들도 권 여사가 승합차를 타고 밖으로 나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여사는 귀가할 때도 같은 방법으로 취재진들의 눈을 따돌렸다.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입국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한밤중에 취재진과 숨막히는 추격전을 벌였다. 9일 밤 11시50분(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자택을 나선 그는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 일본 도쿄로 이동했다.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인천행 직항편을 이용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11일 밤 10시46분 한국에 도착하는 항공기 탑승 사실이 알려지는 바람에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수십명의 취재진과 마주쳐야 했다. 체어맨 승용차를 타고 공항을 재빨리 빠져나간 그는 이때부터 언론사 취재차량들과 추격전을 벌였다.
체어맨은 공항 고속도로를 시속 200㎞로 질주했으나 취재진을 따돌리지 못했다. 체어맨은 12일 오전 1시30분 서울 도곡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취재차량이 경비원 제지를 뚫고 이곳까지 따라와 체어맨은 20여분 뒤 다시 지상으로 나왔다. 체어맨과 취재진 차량은 도곡동 일대를 돌며 한동안 추격전을 벌였다.
오전 2시께 체어맨이 차량 한 대만 통과할 수 있는 좁은 일방통행로로 취재차량을 유인했다. 체어맨은 골목길 중간에서 갑자기 차를 세웠고, 건호씨는 갑자기 차량을 빠져 나와 골목 앞쪽으로 내달려 그를 기다리고 있던 흰색 쏘나타에 올라 탔다. 취재진은 그가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봐야 했다.
건호씨는 12일 오전 검찰에 출석할 때도 취재진을 따돌렸다. 취재진은 이날 새벽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의 모든 입구에 진을 쳤으나 오전 9시30분 "건호씨가 20분 전 출석했다"는 통보를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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