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트리플 A(Aaa)' 신용등급이 벼랑 끝에 몰렸다. 무디스는 주요 국제 신용평가기관 중 처음으로 미국을 신용등급 강등 직전 단계인 '부정적 관찰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국채한도 상향조정이 적절한 시한에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무디스는 또 기간에 관계없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하면 미국이 Aaa등급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국채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더 이상 사소한 것으로 넘길 문제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ㆍ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기관들은 그동안 미 의회가 정부의 채무한도를 다음달 2일까지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내릴 수도 있다고 경고해왔지만 이처럼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분류한 것은 처음이다.
S&P는 정부가 사회보장연금 등을 포함해 예정된 지불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을 깎겠다는 입장을 의회지도자와 재계 등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의회가 정부의 채무한도를 늘려주지 않으면 미국은 물론 세계경제에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